쿠제치 이란 대사 “가자지구 비참한 상황…각국 정부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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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제치 이란 대사 “가자지구 비참한 상황…각국 정부가 나서야"

이데일리 2025-09-02 05:00: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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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이 이란과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포함한 합의를 원한다면 어떠한 차별도 두지 않아야 한다. 이는 국제원자력발전기구(IAEA) 회원국인 이란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재 내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곧 이란이 평화적 목적을 위한 우라늄 농축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 대사는 지난달 25일 주한이란대사관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란과 미국의 핵 협상 재개와 관련해 이처럼 말했다. 전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공개 연설에서 미국과의 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미국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과 미국의 핵 협상은 불가능한 것이냐고 묻자 그는 이 같은 전제조건을 달았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970년대 팔레비 왕조 시절까지만 해도 이란은 친미 국가였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양국은 적대 관계로 돌아섰다. 지금도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를 주도하는 것은 미국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체결로 대이란 제재가 완화되는 듯했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JCPOA를 탈퇴했다.

올 들어 두 국가는 핵 협상을 다시 시작했다. 양국은 지난 6월 15일 6차 핵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로 무산됐다. 미국은 ‘12일 전쟁’ 기간 이란의 주요 핵 시설을 공습하고 이후에도 각종 대이란 조치를 내놓으면서 압박 강도를 높여가는 상황이다.

쿠제치 대사는 “이란은 상호 존중과 권리 보장을 전제로 한 대화를 수용한다”며 “위협과 압력을 동반한 협상에는 결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쿠제치 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으로 인한 이란의 피해 복구 상황은 어떤가.

△피해가 집중된 주거 지역이나 병원, 아파트 단지 등을 중심으로 이란 자체 역량과 국민적 결속 아래 재건 작업이 진행 중이다. 침략 행위는 결코 이란의 문제 해결, 재건 의지를 꺾을 수 없다. 방위에서도 이란군은 어떠한 적대적 ‘모험주의’에도 대응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췄다. 향후 또다시 도발이 발생한다면 이번에는 숨길 수 없는 단호한 대응이 뒤따를 것이다.

―이란은 지난 6월 IAEA와의 대한 협력을 잠정 중단했다. 이란이 원하는 IAEA와의 협력 방향성은 무엇인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IAEA로부터 높은 수준의 감시를 받았다. 불행히도 IAEA는 기술적인 접근이 아닌 서방에 편향된 정치적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의 불법 공격 감행의 빌미가 됐다. 이란은 IAEA와 신뢰가 충분히 회복되고 적절한 여건이 마련될 때까지 협력을 중단할 것이다.

―얼마전 영국·프랑스·독일(E3)이 스냅백(이란 제재 복원)을 발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관계회복이 될까.

△안타깝게도 E3는 미국에 종속돼 JCPOA 관련 약속을 이행하지 못해왔다. 또 E3는 이란의 평화적인 핵 시설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하거나 사실상 동조했다. E3는 선의를 보여줘야 한다. 즉 독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상대방임을 증명해야 한다. 스냅백 메커니즘 철회가 이란에 대한 선의와 외교적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며 동시에 외교적인 창구를 열어두는 길이 될 것이다. 이란의 NPT 탈퇴 여부는 국제 정세의 전개에 달려있다. 그동안 이란은 NPT 회원국으로서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다. NPT 가입이 우리에게 의무와 통제, 감시만을 강요하고 정작 회원국으로서의 권리를 무시한다면 조약 가입 지속할 필요가 없다. (E3는 인터뷰 이후인 지난달 28일, 대이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인 ‘스냅백’ 절차 발동을 선언했다.)

―이란이 생각하는 이란 핵 프로그램의 평화로운 해결책은 무엇인가.

△이란 만큼 핵 프로그램에 있어 투명성을 보여준 국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란은 JCPOA 틀 안에서 IAEA로부터 전례 없는 수준의 강력한 감시를 받았다. ‘이란 위협론’은 언론의 왜곡과 정치적 선전이라 생각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은 20년 넘게 “이란이 6개월 안에 핵무기를 만든다”고 주장했지만 거짓 주장이었다. 우라늄 농축이 그렇게 위험하다면 수백 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도 NPT 가입을 거부하는 이스라엘에 대해 미국과 유럽은 왜 침묵하는지 묻고 싶다. 미국과 공모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이스라엘의 행위는 국제법, 유엔 헌장, IAEA 규정, 그리고 안보리 결의까지 위반한 명백한 불법·침략 행위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도적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매우 참혹하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완전히 파괴해 불모지로 만들려 하고 있으며, 현재는 기아와 굶주림을 전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항의하는 국가나 단체는 곧바로 ‘반유대주의’라는 딱지가 붙어 비판이 차단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범죄는 가자지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팔레스타인 농민들은 땅에서 쫓겨나고 집이 파괴되며, 그 자리에 불법 (유대인) 정착촌이 세워지고 있다. 이 끔찍한 상황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와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국제사회가 연대해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산) 그 제품에 대한 다양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이스라엘에 대한 방관과 침묵은 오히려 이 정권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범죄를 더 대담하고 집요하게 이어가도록 만들 뿐이다.

◇쿠제치 대사는?

△1960년 이란 테헤란 출생 △1988년 테헤란대 경영학과 졸업 △2010~2015년 나이지리아 주재 이란 대사 △2023년 4월~현재 주한 이란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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