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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8월 대미 수출액은 87억 4000만달러(약 12조 2000억원)로 전년대비 12.0% 줄었다. 대미 수출액이 전년대비 두자릿수 이상 감소한 것은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국경 봉쇄가 이뤄진 2020년 5월(-29.4%) 이후 처음이다.
올 1월 출범한 미국 트럼프 정부의 고관세 정책으로 1~7월 누적 대미 수출액도 감소 흐름(-3.1%)을 지속했지만, 지난달 감소 폭이 대폭 확대했다.
대미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의 대미 수출액(15억 8000만달러·이하 1~25일 기준)이 전년대비 3.5% 감소한 것을 비롯해 일반기계(-12.7%)와 자동차부품(-14.4%), 컴퓨터(-35.2%), 철강(-32.1%), 가전(-26.8%) 등 대부분 품목의 수출이 크게 줄었다.
미국의 관세 전쟁 여파는 중국 시장을 비롯한 타 지역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8월 대중국 수출액은 110억 1000만달러로 전년대비 2.9% 감소했다. 미·중을 포함해 9대 주요 수출지역 중 6곳 수출이 줄었다.
지역별로는 아세안 지역의 수출(108억 9000만달러)만이 전년대비 11.9%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미·중 지역의 부진을 만회했고 유럽연합(EU)과 일본, 중남미, 인도 등 대부분 지역의 수출이 감소했다.
품목별로도 반도체(151억달러)는 전년대비 27.1%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15대 품목 중 12개 품목의 수출은 일제히 줄었다. 글로벌 공급과잉 상황에 직면한 석유제품(41억 7000만달러)과 석유화학(33억 8000만달러)이 각각 4.7%, 18.7% 감소한 것을 비롯해 일반기계(-10.4%), 디스플레이(-9.2%), 무선통신기기(-14.1%), 컴퓨터(-18.2%) 등 대부분 품목이 부진했다.
자동차는 전년대비 8.6% 늘어난 55억달러를 수출하며 8월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앞으로 증가 흐름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간 기업들이 현지 가격 인상 대신 이익 감소를 감수하며 관세 충격을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선박(31억 4000만달러) 수출 역시 전년대비 11.8% 늘었으나 2022~2023년 수주한 실적이 지난달 인도와 함께 반영된 것으로, 지속적인 실적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자동차 기업이 미국 내 가격을 올리지 않으며 노력하고 있지만, 관세 부담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도 언젠가는 현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기에 추후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처럼 수치상 드러나지 않는 수출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미국 관세 조치에 따른 수출기업의 운영자금과 수출 다변화 지원책을 마련해 추진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우리 기업이 어려운 대외 여건에도 경쟁력과 집념으로 좋은 수출 실적을 이어가는 중”이라며 “정부도 현장의 목소리를 토대로 이달 초에 지원대책을 발표해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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