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지난해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집단 사직했던 전공의들이 1일부터 전국 수련병원에 복귀했다. 인력 공백으로 차질을 빚어온 의료 현장은 정상화가 기대되는 가운데 여전히 수도권과 지방, 인기과와 필수과의 복귀 상황이 엇갈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수도권 ‘빅5’ 병원 지원율은 60~80% 수준을 기록해 대체로 70% 선을 웃돈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지방 수련병원은 50% 안팎에 그쳐 지역 격차가 뚜렷했다. 전체 모집 대상 1만3498명 중 약 8000명가량이 복귀할 것으로 추정, 일부 전공의는 지원했지만 선발에서 탈락해 복귀가 무산되기도 했다.
전공의들 복귀는 병원 운영 정상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교수들 업무 부담이 완화되고 응급실과 수술실 가동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병기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총무이사(충북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전공의들이 돌아오면서 축소됐던 수술실과 응급실이 정상화되고 응급실 뺑뺑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도 “PA 간호사가 공백을 메워온 것도 사실이지만 전공의가 맡아야 할 업무 영역이 있었다”며 “의료 정상화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현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병원 상황을 지켜본 뒤 지난해부터 유지된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낮추고 비상진료체계 해제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복귀 이후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정부는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에서 72시간으로, 연속 근무시간을 36시간에서 20~24시간으로 줄이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인수인계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근무시간 단축이 오히려 업무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공의 이탈 기간 공백을 메워왔던 진료지원(PA) 간호사와의 업무 재조정 문제도 시급하다. 일부 병원에서는 전공의 복귀로 PA 간호사를 병동에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잦은 근무 변경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쏠림과 필수과 기피 현상은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비수도권 병원의 복귀 지원율은 수도권보다 낮은 데다 일부 전공의는 기존 필수과 소속을 떠나 다른 진료과를 선택, 다시 수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단기적으로 의료 정상화에 기여하겠지만, 지역과 필수과 인력 불균형, 수련환경 개선은 장기 과제로 남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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