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오현규에게 책정된 이적료는 일견 과해보이지만, 오현규의 세부 지표를 고려하면 스트라이커가 급한 팀이 충분히 베팅할 만한 금액이다.
오현규의 독일행이 급물살을 탔다. 벨기에 현지 매체에서 오현규가 독일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한다는 보도가 나온 뒤 벨기에와 독일 여러 매체에서 해당 이적설을 다뤘다. 독일 ‘스카이스포츠’의 이적시장 전문 기자 플로리안 플레텐버크는 오현규의 이적료가 기본 2,000만 유로(약 325억 원)에 보너스 조항이 포함된 형태라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5년이며, 하루 안에 제반 절차가 마무리되고 이적이 성사될 전망이다.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도 오현규 이적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오현규는 9월 A매치 대표팀에 소집됐는데, 이적설과 관련해 홍 감독은 “움직임이 좀 있는 것 같다. 아직 결정은 안 됐지만 현지시간이 남아 있으니 하루 정도는 비행기 타는 시간을 늦췄다”라며 오현규가 무사히 이적을 마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전했다.
오현규에게 책정된 이적료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축구 이적시장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오현규의 시장가치는 350만 유로(약 57억 원)에 불과하다. 전성기에 접어들지 않은 24세 스트라이커이기 때문에 이적료가 예상 몸값보다 늘어날 수는 있지만, 6배에 가까운 금액은 ‘패닉바잉’처럼 보일 여지가 있다.
우선 슈투트가르트 입장에서는 오현규가 닉 볼테마데를 대체할 가장 적절한 선수였다. 슈투트가르트는 이적시장 마감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알렉산데르 이사크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뉴캐슬유나이티드에 주전 스트라이커를 내줬다. 볼테마데 이적료는 최소 8,500만 유로(약 1,385억 원)에 달성하기 쉬운 조항이 포함됐다.
슈투트가르트는 해당 금액을 최전방과 2선에 나눠 쓰고자 했고, 그 중 2,000만 유로 상당을 오현규에게 투자했다. 헹크는 지난 시즌 주전 스트라이커였던 톨루 아로코다레를 팔고 오현규를 주전으로 기용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슈투트가르트가 거절하기엔 매우 큰 금액을 제안했고, 헹크도 오현규 이적에 동의했다. 정황상 오현규에게 높은 이적료를 지불하는 건 필연적이었다.
벨기에 프로 리그에서 오현규가 지난 시즌 쌓은 공격 지표도 이적료에 정당성을 부여해준다. 오현규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9골 2도움을 기록해 후보 자원으로서는 매우 준수한 성적을 쌓았다.
실제 출장 시간 대비 오현규의 득점력은 놀라운 수준이다. 오현규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684분만 출장해 9골을 넣었다. 76분당 1골이다. 90분 풀타임 출장을 기준으로 하면 경기에 나올 때마다 득점한 셈이다. 오현규를 제외하면 2골 이상 넣은 선수 중 100분당 1골을 넣은 선수조차 없다. 벨기에 리그 2위는 로얄위니옹생질루아즈의 프로미스 데이비드로, 102.5분당 1골을 기록했다.
또한 오현규는 5골 이상 넣은 선수 중 가장 적은 출전시간도 기록했다. 695분을 뛰며 5골을 기록한 세르클러브뤼허의 파리스 브루너가 그 뒤를 이었다. 브루너는 독일 U17 시절 25경기 20골, 독일 U19 15경기 5골 등 결정력을 증명하며 AS모나코로 이적한 신성이다. 그를 뛰어넘은 오현규의 잠재력에 기대를 거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아울러 오현규는 적은 기회 속에서도 38슈팅 9골로 득점 전환율 23.68%를 기록했다. 5골 이상 득점자 중에는 상기한 선수 데이비드의 29.23%에 이어 2위다.
오현규에게 주어진 과제는 분데스리가 적응이다. 슈투트가르트가 2,000만 유로를 지불했다는 건 오현규를 즉시전력감으로 고려한다는 뜻이다. 오현규가 후보로 훌륭한 득점력을 발휘한 건 사실이지만, 교체 투입과 선발 출장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오현규가 이번 시즌 선발로 나서 보였던 좋은 결정력을 보여줄 수만 있다면 슈투트가르트에서도 충분히 주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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