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달 우리나라 수출이 역대 8월 중 최대치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는 사상 최대 수출액을 경신했고, 자동차도 8월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전체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5년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8월 수출은 584억 달러(+1.3%), 수입은 518억9천만 달러(–4.0%)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65억1천만 달러 흑자로, 지난 2월부터 7개월째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조업일수가 1일 줄었음에도 일평균 수출은 26억 달러(+5.8%)로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151억 달러(+27.1%)로 역대 월간 최대치를 경신했다. 서버·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DDR5·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가격 상승세와 맞물려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메모리 반도체 고정가격은 7월 대비 DDR4 8Gb가 3.9 달러에서 5.7 달러로 46% 급등했고, NAND 가격도 소폭 오름세를 이어갔다.
자동차 수출은 55억 달러(+8.6%)로 8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연기관차는 소폭 줄었으나 순수전기차(+68.5%)와 하이브리드(+13.3%), 중고차(+37%)가 모두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미국향은 관세와 현지 생산 확대 영향으로 감소했지만, EU와 CIS 지역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면서 실적을 보완했다.
선박 수출은 31억4천만달러(+11.8%)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2022~2023년에 수주한 고가 선박의 인도가 본격화된 결과다.
반면 석유제품(–4.7%), 석유화학(–18.7%), 철강(–15.4%), 이차전지(–31.3%)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 미국 관세 여파로 부진했다.
한편 농수산식품(+3.2%), 화장품(+5.1%), 전기기기(+5.6%)는 모두 8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았다.
지역별로는 아세안(108억9천만 달러, +11.9%), 중동(14억 달러, +1.0%), CIS(11억2천만 달러, +9.2%)가 증가했다. 아세안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역대 8월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중국(110억1천만 달러, –2.9%)은 반도체가 늘었지만 기계·무선통신기기가 줄며 보합 수준에 그쳤다. 미국(87억4천만 달러, –12.0%)은 철강·차부품 등 관세 품목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대만으로의 수출은 반도체 수요 증가로 39.3% 급증(43억8천만 달러)하며 8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은 518억9천만 달러(–4.0%)로 줄었다. 원유(–16.6%), 석탄(–25.5%) 등 에너지 수입(–12.2%) 감소가 컸다.
이에 따라 8월 무역수지는 65억1천만 달러 흑자로 전년보다 29억3천만 달러 확대됐다. 1~8월 누적 무역흑자는 409억7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억달러 늘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반도체·자동차라는 양대 수출 축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며 “기업들의 경쟁력과 수출 집념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달 초 △단기 경영지원 및 내수 창출 △수출 시장 다변화 △주력·유망 업종 경쟁력 강화 등 3대 축 지원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특히 미국의 관세 조치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뉴스로드] 홍성호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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