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낵커블 마켓] 케데헌 복권: 번호 넘겨준 소니, 당첨된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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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커블 마켓] 케데헌 복권: 번호 넘겨준 소니, 당첨된 넷플릭스

투데이신문 2025-09-01 09:24: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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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미지 [사진=소니픽처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미지 [사진=소니픽처스]

스낵커블 마켓은 마치 마켓에서 다양한 스낵을 고르듯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기사로 가득한 공간입니다. 일상에서 문득 떠오르는 산업과 관련된 궁금증부터 브랜드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소비자의 시선에서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소비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사람부터 단순한 호기심을 가진 독자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들러 한 조각씩 지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가벼운 정보 한 입이 모여 언젠가는 더 현명한 소비를 돕는 든든한 안목으로 쌓이기를 바랍니다. 스낵처럼 쉽고 맛있게, 정보를 한입 베어 물어 보세요.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차트 2위. K팝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죠. 팬덤은 폭발했고 굿즈도 줄줄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누가 만들었고 누가 돈을 벌었을까요?

지난 2021년, 코로나19로 극장 산업이 얼어붙던 시기에 소니픽처스는 넷플릭스와 독점 공급 계약을 통해 자사 영화 일부를 극장 개봉 대신 OTT로 유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명 ‘먼저 보여주기’ 계약으로, 극장 대신 넷플릭스에 일부 작품을 독점 공급하는 방식이었죠.

넷플릭스는 판권을 넘겨받는 대신 제작비 외에 일정 프리미엄을 얹어줬습니다. 당시 제작된 케데헌도 이 계약에 포함됐던 것이었습니다.

소니는 케데헌 기획 및 개발에 무려 1억달러(한화 약 1392억)를 투자했는데요. 소니는 제작비 외에 2000만달러(한화 약 278억원)의 프리미엄을 받는 조건으로 넷플릭스에 판권을 넘겼습니다. 이후 케데헌은 10억달러(한화 약 1조3917억원) 이상의 성공을 거두면서 소니픽처스는 전체 수익의 약 2%에 불과한 2000만달러만을 회수하는 구조가 만들어졌죠.

흥행 성과와 별개로 제작사 입장에선 ‘속 빈 강정’이 된 셈입니다. 소니는 영화 개발부터 제작까지 주도했지만, 수익 분배 구조상 후속작이나 스핀오프 등 2차 저작물에서 별도 이익을 얻을 수 없으며 추가 협상 권한도 넷플릭스에 있습니다.

반면 넷플릭스는 ‘잭팟’을 터뜨렸죠. 전 세계적으로 노래방 버전까지 흥행 중이고 미국 극장에선 ‘싱어롱’ 이벤트가 매진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소니는 속편이나 굿즈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도 거의 없습니다. 속편 제작권은 갖고 있지만 넷플릭스가 재협상을 할 의무는 없습니다.

지난달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마이소울샵에 마련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 테마의 서울굿즈존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달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마이소울샵에 마련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 테마의 서울굿즈존 모습 [사진=뉴시스]

그런데 이 문제, 한국과 무관한 걸까요?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지식재산권의 산업화 방안’ 보고서를 내놓으며 제2의 케데헌을 우리가 직접 만들고 우리가 유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팔릴 만한 IP는 넘치지만 정작 글로벌 지식재산권 리스트에는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정책팀 관계자는 “IP 수출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평균 1000만원 이상의 출원 비용이 소요됩니다”라며 “진출대상국에서 권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 확대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보고서에서는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스토리 중심의 슈퍼 IP 전략. 단순히 인기 있는 요소가 아니라, 세계관과 캐릭터로 확장 가능한 IP를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IP 주권 펀드. 제작비를 플랫폼이 모두 대는 구조는 위험하고 제작사도 지분을 갖고 수익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해외 지식재산권 확보를 위한 금융지원. 글로벌 권리를 얻으려면 돈이 드는데 여기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지금이야말로 흥행 작품의 파생상품까지 주도할 수 있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케데헌 열풍을 계기로 ‘IP 주권’이란 말이 정치권에서도 본격적으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케데헌의 성공은 단순한 콘텐츠의 인기를 넘어 콘텐츠를 둘러싼 수익 분배 구조와 지식재산권 경쟁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제작보다는 유통이, 창작보다는 플랫폼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현실 속에서 성장은 결국 ‘권리’를 가진 자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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