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美, 반도체 장비 '中 반입' 제한…국내 업계 '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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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美, 반도체 장비 '中 반입' 제한…국내 업계 '위기감 고조'

비즈니스플러스 2025-09-01 08:35: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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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내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반입할때 예외적으로 누려온 개별 허가 절차 면제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업계의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공장의 '현상 유지'는 할 수 있지만 생산 역량 확대나 기술 업그레이드는 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 생산 시설의 활용도가 낮아질 수 밖에 없어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업계와 미국 연방관보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인텔이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허용했던 장비 반입 권한을 철회했다. 중국 다롄의 인텔 법인을 SK하이닉스가 인수한 점을 감안하면 한국 반도체 기업만을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는 2022년 10월 미국 장비 회사가 중국 반도체 기업에 첨단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은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해 조건부로 규제를 풀어줬는데 해당 자격을 무효화한 것이다. 이로 인해 내년 1월부터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은 중국 내 반도체 공장에 미국 장비를 공급할 때마다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실상 미국 장비 반입을 전면적으로 막겠다는 의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체 메모리 사업에서 중국 공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은 유일한 낸드플래시 해외 거점으로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전체 낸드 중 35~40%가량을 이곳에서 만든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에서 전체 D램 생산량 중 40%를 생산하고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공장에서도 최소 10%대 후반대의 생산 비중을 가져가고 있다.

두 회사가 투자한 금액도 수십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2012년 중국 시안 1공장에 180억달러(약 12조원), 2017년 시안 2공장에 70억달러(약 8조원)를 투자했으며 2019년 80억달러(약 9조6000억원)를 추가 투입해 규모를 확장했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에 5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했고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는 10조원을 썼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 공장에 대한 반도체 장비 반입 허용을 철회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현지 공장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미 집행한 상황에서 시설 개선을 위한 추가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철수는 더더욱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차세대 장비를 반입하지 못할 경우 중국 공장의 첨단 메모리 공정 전환은 불가능해진다. 메모리 사양이 올라갈수록 공정 수도 늘어나면서 더욱 많은 수의 첨단 장비가 필요하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검증된 최종 사용자 지위를 활용해 다양한 공정 전환 활로를 모색해왔다. 삼성전자는 2023년부터 시안 공장의 주력 제품을 6세대(128단)에서 8세대(236단) 낸드로 전환했고 지난해부터는 9세대(286단) 제품 생산을 추진해 왔다. SK하이닉스도 극자외선(EUV) 등 일부 첨단 공정만 국내 사업장에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4세대(1a) D램을 우시 공장에서 만드는 체제를 구축했다.

우리 정부는 이런 방침을 사전 공유받았다며 국내 기업들이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VEU 지위 철회 대상 기업들에겐 120일 간의 유예기간이 부여되고 정부는 그동안 미국 상무부와 VEU 제도의 조정 가능성에 관하여 긴밀히 소통하여 왔다"며 "VEU 지위가 철회되더라도 우리 기업들에 대한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와 계속해서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상 유지는 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기 때문에 단기적인 타격은 크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생산 시설은 지속적인 공정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인데, 생산 시설 확장이나 개선이 어려워지면 중국 생산 시설의 활용도는 점점 떨어질 수 밖에 없어 이에 대한 피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VEU 제외 시행 4개월 간 한미 정부가 협상을 통해 이번 조치 시행을 더 유예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는 희망섞인 관측도 나온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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