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특권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격화되자,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의원 고액 주거 수당을 폐지하겠다며 타협안을 제시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31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콤파스 등에 따르면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정당 지도자들과 회동 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하원 지도자들이 (주거) 수당과 해외 출장을 포함한 여러 정책을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단 "초법적, 불법적 행동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일부는 반역과 테러로 이어지고 있다"며, 경찰과 군에 기물 파손이나 약탈 등 폭력 행위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에선 지난해 9월부터 하원의원 580명이 월 5000만 루피아(약 430만원) 주거 수당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일주일 가까이 대규모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국민 대부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의원들이 급여에 더해 고액의 주거 수당을 받고 있다고 비판하며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주거 수당은 수도 자카르타 최저임금의 약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28일 오토바이 배달 기사 아판 쿠르니아완(21)이 자카르타 국회의사당 앞에서 경찰 장갑차에 깔려 숨지자 경찰청장 해임을 요구하며 시위가 격화됐다.
사고 목격자들은 경찰 기동대 소속 장갑차가 시위대를 향해 갑자기 돌진했으며, 쿠르니아완을 치고도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술라웨시섬 마카사르에선 이에 분노한 시위대가 지방 의회 건물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리스토 시짓 프라보워 경찰청장은 30일 여러 지역에서 시위가 폭동으로 확대됐다며, 건물과 공공 시설이 방화되고 경찰 본부도 공격받았다고 말했다.
주말 사이 재무장관과 국민민주당 고위 의원의 자택도 습격받아 귀중품 등이 약탈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사태가 격화되자 프라보워 대통령은 중국 방문을 취소, 상하이 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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