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가족공원에서 40년간 이어져 온 ‘하늘수 무료 나눔 봉사’가 중단 위기에 놓였다.
31일 인천시와 인천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가족공원 안에 카페가 들어서면서 카페 측이 ‘영업 방해’를 이유로 봉사활동을 거부했고, 시설공단은 법적 소송 우려를 들어 봉사자들을 다른 구역으로 밀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인천 부평2동 주민들은 40년 동안 가족공원에서 명절 추모객들에게 무료로 ‘인천하늘수’를 제공해왔다.
이번 사태는 계약 당시 ‘명절 급수 봉사 허용’ 조항을 넣지 않은 시설공단의 부실 행정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조권성 부평2동 주민자치회장은 “애초에 계약 당시 봉사 허용 조항만 넣었어도 이 같은 갈등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행정의 안일함이 낳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인천하늘수는 생수가 아닌 ‘수돗물’로, 주민들은 판매 행위 없이 순수한 봉사만 하고 있다”며 “40년간 이어온 전통을 사익에 밀려 외부로 쫓아낸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익적 전통조차 소송을 핑계로 외면하는 것이 과연 시민을 위한 공공기관의 태도가 맞느냐”라며 “이 같은 시설공단의 행정은 결국 시민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길로 이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규 인천시의원(국민의힘·부평구1)은 “이번 논란은 공익과 전통을 외면하고 사익을 눈치 본 행정이 빚은 자화상”이라며 “인천시와 시설공단은 주민 봉사를 외부로 내몰아 인천시민 전체가 누리던 전통마저 훼손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늘수 홍보부스를 설치해 봉사와 연계하는 방안은 공익성과 상징성을 모두 살릴 수 있는 대안”이라며 “이마저 반영되지 않는다면 주민뿐 아니라 의회도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시설공단 관계자는 “주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소통하면서 해결방안을 찾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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