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SOC 삭감도 ‘적나라하게’ 공개…지출구조조정안, 파장 예고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지역SOC 삭감도 ‘적나라하게’ 공개…지출구조조정안, 파장 예고

이데일리 2025-08-31 17:31:03 신고

3줄요약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27조원에 달하는 지출 구조조정 사업들을 공개해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례 없는 규모인데다 역대 정부 최초로 지출 구조조정 사업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예상돼서다. 국회로 공이 넘어간 지출 구조조정안은 여야를 떠나 지역구 의원들의 증액 요구 표적이 될 전망으로, 벌써 국회 심사과정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ODA·개식용종식·심리바우처…줄줄이 삭감

(그래픽=김정훈 기자)


31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올해의 1만 7000개 예산 사업 가운데 4400개의 예산을 깎고 1300여개는 아예 없앴다. 삭감 또는 폐지된 사업 내역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사상 최초로 각 부처가 홈페이지를 통해 대외 공개했다. 국방부는 보안 사유로 조정안을 공개하지 않았고, 기재부는 소관 부서 조정안을 9월 3일 부처별 조정안 취합 때 함께 공개할 방침이다.

정부는 관행적·낭비성 사업, 유사중복 사업 등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해왔다. 실제로 부처별 조정안을 살펴보니 ‘집행부진’을 이유로 예산이 대폭 삭감된 사업들이 적지 않았다. △교육부의 맞춤형 국가장학금 지원 사업 △고용노동부의 내일배움카드 사업 △국토교통부의 국민임대·행복주택 사업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지원 등 사업에서 적게는 2000억원에서 많게는 7000억원가량 예산이 잘려나갔다. 올해 사업 예산을 편성하면서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예산 삭감에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사업도 있다.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이 대표적으로, 올해 예산의 18%가량인 1조 1000억원을 삭감했다. 주무부처인 외교부에서는 ODA 사업 100개 이상의 예산이 올해보다 깎였거나 전액 삭감됐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원조처럼 집행이 부진한 사업도 있지만 대부분은 ‘우선순위 조정’을 이유 삼았다. 유엔아동기금 등 국제기구들에 대한 사업분담금을 줄이는가 하면 베트남·에티오피아·캄보디아 등 저개발 국가 지원을 대폭 줄였다. 외교부 외 부처들도 ODA 예산들을 일제히 깎았는데, 농림축산식품부는 기아 해소를 위한 쌀 지원 예산을 1000억원 넘게 줄이기도 했다.

정부는 ODA예산이 작년 한 해에만 40%가량 증가하는 등 윤석열 정부에서 과도하게 늘어 조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 특검에서 캄보디아 ODA 사업 관련 청탁 의혹이 불거진 여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4월만 해도 ODA 지원규모를 늘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회원국 중 13위에서 10위로 도약하겠다고 했지만 이 목표는 사실상 폐기한 셈이다.

김건희 여사가 공들인 개식용종식 관련 예산도 삭감됐다. 농식품부는 개사육농장주에 대한 폐업 또는 전업 지원 예산을 486억원에서 154억원으로 332억원 깎았다. 보건복지부는 ‘김건희꼬리표’가 붙은 심리상담 바우처사업 예산을 433억원에서 135억원 덜어냈다.

체감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 예산 삭감도 있다. 중기벤처부는 소상공인 배달 택배비 지원에 올해 2037억원을 배정했으나 내년엔 사업을 없앴다. 농식품부는 농축산물 가격안정대책으로 앞세워 온 산지유통·직거래·도매유통활성화 사업 예산을 줄줄이 삭감했다. 해양수산부는 수산물 할인 지원에 투입해온 수매지원 예산을 3분의 1가량 감액했다.

◇‘현수막 예산’ SOC도 삭감 공개…“민원 불 보듯 뻔해”

부산 가덕도신공항 조감도(사진=부산시청)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내역이 낱낱이 공개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가덕도신공항건설 사업은 올해에 9640억원이 책정됐지만 집행부진을 이유로 내년엔 2750억원을 깎았다. 김포~파주 고속도로, 남해 서면~여수 신덕 고속도로를 포함한 고속도로·국도 건설 28개 사업도 같은 이유로 올해 1조 706억원에서 내년 6057억원을 줄였다. 이외에도 우체국과 교정시설을 비롯한 노후 건축물 개보수 예산 등이 예산 삭감 사업에 포함됐다.

SOC는 지역민심에 민감한 분야로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각별히 신경 쓰는 사업이다. 이른바 ‘현수막 예산’으로 의원들의 치적을 홍보하는 데에 주로 쓰이기도 한다. 이에 따라 SOC를 비롯한 이번 삭감 사업 내역 공개의 여파가 국회에서 상당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소속 야당 관계자는 “지역 사업 앞에선 여야가 따로 없다”며 “삭감 내역을 공개해 지역민, 이해관계자들이 다 알게 되면 증액 요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예결위에서 여야가 암묵적으로 동의해 다른 예산을 줄일 건 줄이고 지역 예산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지출 구조조정 내역을 공개하라는 압박에도 할 수 없었던 건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민원이 쏟아지기 때문”이라며 “하수(下數)를 둔 것 같다”고 했다.

지출 구조조정안 공개가 정착될지에 관해서도 전망은 엇갈린다. 예결위 여당 관계자는 “진통은 있겠지만 가야 할 방향”이라고 한 반면, 야당 관계자는 “과연 계속 공개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