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련의 Artist Life_Story #54] 샘미술관의 여름, 청년 예술이 남긴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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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련의 Artist Life_Story #54] 샘미술관의 여름, 청년 예술이 남긴 흔적

문화매거진 2025-08-31 11:33: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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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장 전경 / 사진: 서초청년갤러리, 정혜련 제공
▲ 전시장 전경 / 사진: 서초청년갤러리, 정혜련 제공


[문화매거진=정혜련 작가] 서울교육대학교 안쪽, 오래된 나무 그늘을 지나 도착한 샘미술관은 여름의 열기와는 다른 숨결로 가득 차 있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단순히 작품을 ‘본다’는 느낌을 넘어 수많은 목소리와 마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은 결국 삶의 흔적이다. 누군가는 사회적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내면 깊은 사유를 화면 위에 펼쳐냈다. 그 결이 다르면서도 모두가 닿아 있는 지점이 있었다. 바로 ‘청년으로서 지금을 살아낸 시간’이었다. 작품마다 배어 있는 치열함과 우직함이 전시장 전체를 묵직하게 감쌌다.

나 역시 이번 전시에 작은 바람을 담았다. 내 작업 속 판다곰 ‘몽다’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다. 행복과 희망이라는 낯익은 주제를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가볍게 소비되는 낙관이 아니라 삶을 버텨내는 데 꼭 필요한 힘이라고 믿는다. 누군가의 하루 끝에 잠시 미소를 남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전시장을 거닐다 보면 작품은 하나의 창이자 거울이 되었다. 창 너머로는 타인의 세계를 엿보고, 거울 속에서는 내 삶의 단편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깨달았다. 예술은 혼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의 눈빛과 발걸음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을.

샘미술관을 나서는 길, 내 마음속에 오래 남은 장면은 ‘다름 속의 공존’이었다. 58명의 세계가 모여 이루어낸 풍경은 결국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시대의 초상’이었고, 그 속에서 나는 예술이 왜 필요한지 다시금 확인했다. 예술은 거창한 답을 내놓지 않는다. 다만,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

이번 특별전은 내게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여서 가능했던 울림, 그리고 그 울림이 누군가에게 작은 빛으로 전해졌을 것이라는 믿음. 앞으로도 나는 그림과 캐릭터를 통해 ‘작지만 확실한 희망’을 전하고 싶다. 언젠가 이 빛들이 모여 더 큰 빛이 되어 우리의 삶을 조금 더 따뜻하게 물들이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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