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루질하는 사람들 / SBS 뉴스
어둠이 깔린 인천 영흥도 바다에 수백 개의 불빛이 반짝이며 갯벌을 뒤덮는다. 외지인들이 해루질을 위해 헤드랜턴을 켜고 조개, 낙지, 소라를 캐는 모습이다.
인천 영흥도의 한 어촌마을에서 외지인들의 해루질이 갈등을 낳고 있다. 물이 빠지면 수백 명이 갯벌로 몰려들어 해산물을 채취한다. 이 과정에서 어민들이 관리하는 양식장이 훼손되고 수확량이 급감한다.
SBS 30일자 보도에 따르면 어민들이 어장 입구에서 외지인의 출입을 막으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한 외지인은 "바다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거 아니냐"라면서 "불법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한 외지인은 "그냥 심심풀이로 줍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크기에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해산물을 캐가는 바람에 어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실제로 하루 약 150명이 종패를 훼손하며 수확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영흥도 내리 어촌계장은 "하루에 3~4톤 나와야 하는데 2톤도 안 나온다"고 밝혔다. 내리 어촌계 어민은 "한 명이 아니라 200~300명씩 해루질하러 온다. 들어오면 우리가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해루질하는 사람들 / SBS 뉴스
외지인 방문이 급증한 배경은 온라인 입소문이다. 유튜브, 동호회, SNS를 통해 해루질 명소가 공유되고 단체 모집 글이 올라오며 방문자가 늘었다. 70대 고령 어민이 대부분인 마을에서 양식장 관리와 외지인 통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규도 갈등을 부추긴다. 수산자원관리법은 비어업인의 무분별한 채취를 제한하지만, 수상레저안전법은 안전에 유의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이로 인해 어민과 외지인의 몸싸움도 벌어진다.
네티즌 반응은 엇갈리지만 대체로 어민 피해에 공감하며 외지인을 비판하는 의견이 많다.
한 네티즌은 "어촌계가 바다 갯벌을 자기 땅처럼 구는 건 별로지만 동호회는 너무한다"고 썼다. 또 다른 이는 "취미로 해루질을 할 때 어촌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았는데, 동호회 수백 명이 떼로 오는 거 보고 질려서 그만뒀다. 저건 아니다"라고 했다.
네티즌들의 다양한 반응을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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