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가뭄 3년 이상 이어지면 경험하지 못한 물 부족 발생"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극한가뭄 3년 이상 이어지면 경험하지 못한 물 부족 발생"

연합뉴스 2025-08-31 06:08:01 신고

3줄요약

한국환경연구원 보고서…"가뭄 3년차부터 피해 급격히 늘어"

"절수 캠페인 효과 없어…'가뭄 시 수도요금 인상' 도입해야"

폭포가 아닙니다…오봉저수지로 쏟아지는 물줄기 폭포가 아닙니다…오봉저수지로 쏟아지는 물줄기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28일 강원 강릉시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에 저수지 하류의 남대천에서 관을 통해 끌어 올린 물이 쏟아지고 있다.
14억원을 들여 추진한 이 용수개발사업으로 하루 1만t의 물을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2025.8.28 yoo21@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극한가뭄' 발생 시 3년 차부터 피해가 기하급수로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후변화로 가뭄이 심해지고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2014∼2015년 충남 서북부, 2022∼2023년 광주·전남에 2년간 가뭄이 지속된 바 있고, 조선시대에 6년간 가뭄이 지속된 사례도 2차례나 확인되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한국환경연구원은 최근 '극단적 홍수 및 가뭄 발생으로 인한 워터리스크의 전략적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극한가뭄 발생 3년 차'부터 물 부족량이 급격히 늘었다.

연구진은 '과거 한강 유역 댐 저수량이 최저인 상황'과 '한강 유역 하천에 유입되는 물의 양(하천 유출량)이 최소인 상황'이 동시에 나타난 상황을 '극한가뭄'으로 정의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한강 유역 8개 댐 저수량이 최저였을 때는 1988년 7월 1일로 당시 저수량(269만5천t)은 8개 댐 최대 저수량(682만6천t)의 39%에 불과했다.

연간 하천 유출량이 최저였을 때는 '한강 권역 전체'를 기준으로는 2014년 7월 1일부터 2015년 6월 30일까지였다.

하천별로 북한강과 팔당댐 하류는 2014년, 남한강은 2015년에 연간 유출량이 가장 적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표준유역(자연적으로 형성된 경계에 따라 물이 모이는 유역)별로는 2014년 유출량이 최저인 유역이 138개로 가장 많았고 2016년(95곳)과 2015년(93곳)이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이런 정보를 조합해 A부터 C까지 3개의 극한가뭄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가장 극심한 가뭄 시나리오는 'C'로 한강 유역 댐 저수량이 최저인 상황에 표준유역별 하천 유출량 최저치를 반영한 시나리오다. 이는 댐에 저장된 물도, 각 유역 하천에 흐르는 물도 역대 가장 적은 상황을 의미한다.

가뭄에 따른 물 부족량을 구하기 위한 '수요량 계산'은 제1차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 계획 수립 이후 추진되기 시작한 경기 용인시 반도체 첨단산업단지 등의 수요를 반영해 이뤄졌다.

분석 결과 시나리오 C를 적용해도 가뭄 1년 차엔 물 부족 문제가 심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한강 유역 시도(서울·인천·경기·강원·충북·충남) 생활용수 부족량은 41만8천t, 농업용수 부족량은 1천404만t, 공업용수는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가뭄이 해를 넘어가면 물 부족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가뭄 2년 차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 부족량은 각각 6천300만1천t, 7만4천58만7천t, 1억4천908만6천t이었고 3년 차엔 4억7천222만1천t, 4억5천339만5천t, 1억6천687만6천t이었다. 4∼6년 차 부족량은 3년 차와 비슷했다.

연구진은 "아무리 극단적인 가뭄이 발생해도 1년 차엔 생활·공업용수 부족량이 많지 않고, 2년 차까지도 심각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면서 "그러나 3년 차부터 물 부족량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3년 이상 가뭄이 발생하는 경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물 부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극한 가뭄 속 생수 배부 극한 가뭄 속 생수 배부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29일 강원 강릉시 강릉아레나 주차장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교와 경로당, 유치원 등에 생수를 배부하고 있다.
강릉시는 계속된 가뭄으로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이날 현재 저수율이 15.7%까지 떨어져 수도 계량기 75%를 잠그는 강력한 제한급수가 시행되는 저수율 15% 미만을 앞두고 있다. 2025.8.29 yoo21@yna.co.kr

극한가뭄이 장기간 이어지면 '조 단위'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시나리오 C를 적용해 한강 유역 시도 가뭄 피해액을 산정한 결과 1년 차엔 78억원에 머물다가 2년 차에 1조5천425억원, 3년 차에 9조2천883억원으로 급증했다. 가뭄 6년 차 피해액은 9조3천254억원으로 추산됐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에 6년 연속 극한가뭄이 발생하는 경우 서울 등 대도시 지역의 생활용수 부족량이 많지 않지만, 하천 상류 중·소규모 지역에서 물이 매우 부족하면서 경제적 피해도 크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용인 첨단산단 등 때문에 물 수요량이 급증하면서 가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극한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댐의 '비활용 용량'(저수위 아래 물)과 발전용댐 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댐 용수 사용 계약 시 실제 사용량보다 많은 양을 계약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진은 2022∼2023년 광주·전남 가뭄 사례를 들어 '절수 캠페인'은 큰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당시 광주·전남에서 물 사용량 20% 절약을 목표로 대대적인 캠페인이 진행됐고 수돗물 사용량을 줄이면 요금을 감면하는 조례도 만들어졌지만, 물 사용 패턴이 달라지진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가뭄특별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가뭄특별요금제는 가뭄이 발생하면 수도 요금을 올려받는 제도를 말한다.

연구진이 올해 1월 6∼13일 수도권 1천명과 광주·전남 400명 등 만19∼68세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뭄으로 '24시간 단수'가 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추가 수도 요금 지급 의사액은 1만9천300원이었고 가뭄특별요금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요요금 인상률은 88%였다.

jylee24@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