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유전성 난청의 원인 유전자 돌연변이를 정확히 교정해 청력을 회복시키는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했다. 단 한 번의 주사로 효과를 입증한 세계 첫 사례다.
서울대병원은 이상연 소아이비인후과 교수와 서울의대 배상수 교수팀이 동아시아 인구에서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MPZL2 유전자의 대표적 돌연변이(c.220C>T)를 교정하는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ABE)를 개발, 전임상 실험에서 청력 회복 효과를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내외 유전성 난청 코호트 1437가계를 분석해 c.220C>T 변이가 주요 원인임을 확인한 뒤, 이를 모사한 인간화 마우스 모델을 제작했다.
자체 개발한 차세대 유전자가위(ABE8eWQ-SpRY)를 아데노-연관 바이러스(AAV-ie)에 탑재해 달팽이관에 단 1회 주사, 병을 유발하는 아데닌을 정상 구아닌으로 정밀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
치료 효과는 청성뇌간유발반응(ABR)과 이음향방사(DPOAE) 검사를 통해 입증됐다. 치료군은 전 주파수 대역에서 20~30dB의 청력 향상을 보였으며 이 효과는 20주 이상 지속됐다.
조직 분석에서도 청각세포와 지지세포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달팽이관 구조가 회복되는 등 조직 수준의 치료 효과도 확인됐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DNA와 RNA 수준에서 오프타깃 교정이 발견되지 않아 높은 정확도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배상수 교수는 “동아시아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유전성 난청 변이를 정밀 교정한 세계 최초 성과”라며 “정밀 유전자 치료의 실질적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상연 교수는 “보청기·인공와우에 국한됐던 난청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연 연구”라며 “임상 적용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서울의대 의사과학자 과제,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연구 사업, 한국연구재단, 서울형 바이오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IF 15.7)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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