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가 마침내 2선 보강에 성공했다. 구단은 3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RB라이프치히에서 네덜란드 대표 미드필더 사비 시몬스(21)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이적료는 6,000만 유로(약 975억 원), 계약 기간은 5년에 2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대목은, 토트넘의 상징이던 ‘손흥민의 7번’을 시몬스에게 배정했다는 점이다.
좌절 끝에 잡은 ‘확실한 카드’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여러 차례 2선 보강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모하메드 쿠두스를 품은 이후 노팅엄포레스트의 모건 깁스화이트 영입에 근접했으나, 구단주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가 토트넘의 ‘탬퍼링’을 주장하며 협상이 깨졌다.
이어 크리스탈팰리스 에이스 에베레치 에제를 노렸으나, 막판에 아스널이 하이재킹에 성공하며 또 한 번 실패했다. 연속된 좌절 끝에 마침내 토트넘이 확실한 카드를 손에 쥔 것이다.
손흥민은 모두가 사랑한 선수
토트넘은 영입 발표 직후 구단 SNS를 통해 시몬스의 입단 소감을 공개했다. 그는 등번호 7번을 택한 이유와 손흥민에 대한 존중을 동시에 드러냈다.
시몬스는 “손흥민은 7번을 달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그럴 자격이 있는 선수였고, 토트넘뿐 아니라 모든 축구팬이 사랑했다. 나도 7번을 달고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이 번호에 큰 책임이 따른다는 걸 알지만, 그 책임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실제로 시몬스는 PSV 아인트호번 시절부터 7번을 달았고,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도 같은 번호를 사용해왔다. 우연히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두각을 나타낸 뒤 토트넘으로 향했다는 점에서 손흥민과 닮은 궤적을 보인다.
다재다능한 2선 자원
시몬스는 지난 시즌 라이프치히에서 공식전 33경기 11골 8도움을 기록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이지만, 좌우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 특히 왼쪽으로 돌아나오는 움직임이 강점이라, 오른쪽에 편중된 토트넘 공격을 다양화할 카드로 평가된다.
현재 제임스 매디슨과 데얀 쿨루세프스키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시몬스는 곧바로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왼쪽 윙어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 역시 “그는 젊지만 경험이 풍부하다. 10번 자리뿐 아니라 윙에서도 득점과 도움 능력을 증명한 선수”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시몬스는 입단 영상에서 토트넘 합류 소감을 덧붙였다. “토트넘은 위대한 클럽이고, 감독님을 만났을 때 바로 여기가 내게 맞는 곳이라고 느꼈다. 나는 팀에 개성과 성실함을 더하고 싶다. 팬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등번호 7번을 이어받은 시몬스가 과연 토트넘에서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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