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성양 해류으 흐름도
대서양 자오선 전복 순환(AMOC)은 열대에서 따뜻해진 바닷물을 북쪽으로 보내고, 차갑게 식은 해수를 다시 남쪽으로 돌려보내는 순환 구조로 유럽의 온화한 겨울과 열대 강우 패턴을 유지하는 핵심 기후 시스템이다. 그러나 최근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IK)와 네덜란드 왕립기상연구소 등이 참여한 연구는 AMOC가 지난 1,600년 중 가장 약화된 상태에 있으며, 향후 10~20년 안에 붕괴가 오는 티핑포인트를 넘어 설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존에는 2100년에 붕괴 될 것이라 했으나
2500년까지 장기 모델을 확장해 검토한 결과,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70%, 중간 배출에서 37%, 저배출 시나리오에서도 25% 확률로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충격적 수치를 내놓았다. 이는 “AMOC 붕괴 확률이 10% 미만”이라고 가정해온 기존 평가를 뒤집는 결과로, 과학자들은 이제 ‘저위험 사건’으로 분류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전문가들은 AMOC 붕괴가 가져올 파장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할 시나리오”로 경고한다. 유럽은 혹한의 겨울과 여름 가뭄에 시달리게 되고, 열대 지역 강우 패턴이 급변해 수억 인구가 의존하는 식량 재배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이미 상승한 해수면에 추가로 50cm 이상이 더해지면 연안 도시와 섬 국가들은 치명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특히 북대서양 심층 해류는 지난 5~10년 동안 이미 눈에 띄게 약화되는 관측 결과가 보고되었으며, 이는 모델의 예측과 실제 현상이 일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 위기로 북극 기온이 급등하면서 바다가 식는 속도가 늦어지고, 밀도가 낮은 따뜻한 물이 깊이 가라앉지 못한 채 피드백 루프를 형성하는 점도 붕괴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부 과학자들은 “향후 수십 년 안에 AMOC가 급격히 느려지고 금세기 중반 이후에는 완전히 멈출 수 있다”고 내다보며 위험성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미국 NSF 국립대기연구센터의 Aixue Hu 박사는 “직접적인 해양 관측이 부족하고 모델 간 차이가 크기 때문에 붕괴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영국 기상청 해들리센터의 조나단 베이커 박사 역시 “이번 세기 안에 AMOC의 완전한 붕괴 가능성은 낮지만, 심각한 약화만으로도 유럽과 지구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결국 대서양 순환의 미래는 지금 우리의 대응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특히 그린란드 빙하 융해수 유입 같은 요소가 모델에 반영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실제 위험은 수치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연구는 결국 “탄소 배출 감축의 속도를 훨씬 가속화하지 않으면, 인류는 돌이킬 수 없는 기후 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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