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성적 부진으로 압박을 받는 후벵 아모림 감독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맨유가 시즌 개막 후 3경기 무승 부진에 빠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는 분위기가 나쁘지만은 않았다. PL 개막전에서 아스널에 0-1로 패할 때만 해도 좋은 경기력으로 오히려 호평받았다. 물론 풀럼과 경기에서 1-1로 비긴 건 팬들 입장에서 용납하기 힘든 결과이기는 했지만, 경기력이 반드시 나빴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 2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2라운드에서 잉글랜드 리그2(4부) 팀인 그림스비타운에 패하며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맨유는 일부 주전 선수에게 휴식을 준 걸 감안하더라도 졸전을 거듭하며 정규시간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11PK12로 그림스비에 고개를 숙였다. 역사상 처음으로 4부 리그 팀에 리그컵 탈락을 맛본 순간이었고, 맨유는 다른 ‘빅6’ 팀들이 리그컵에 참가하기도 전에 홀로 리그컵을 마무리하며 씁쓸한 감정을 느꼈다.
일각에서는 아모림 감독이 맨유와 결별할 거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9일 보도를 통해 “구단 수뇌부는 아모림 감독을 경질할 계획이 없다. 그러나 성적 부진이 이어질 경우 감독 스스로 사퇴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라며 빠르면 번리전 이후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모림 감독이 그림스비와 경기 후 “무언가 바뀌어야 한다”라는 인터뷰가 단순히 전술적 변화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모링 감독은 솔직하게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30일 번리와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그림스비전 같은 패배를 겪을 때마다 그럴 거다. 가끔은 선수들을 싫어하고, 가끔은 선수들을 사랑하고, 가끔은 선수들을 옹호하고 싶을 때가 있다고 말할 거다. 이게 내 방식이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그 순간에는 답답하고 짜증이 났다. 경험을 쌓은 많은 사람들이 내가 언론을 대할 때 더 꾸준하고 침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맨유에서 때로는 떠나고 싶을 때도 있고, 때로는 20년간 머물고 싶을 때도 있다. 선수들과 함께 있는 게 좋을 때도 있고, 함께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라며 “우리는 개선해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다음 경기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맨유는 번리전 승리로 반등이 필요하다. 아스널은 수년간 PL 우승을 다툰 강팀이고, 풀럼은 마르코 실바 감독과 함께 거듭 PL에 잔류한 잔뼈 굵은 팀이다. 반면 번리는 최근 승격과 강등을 반복해 앞선 두 팀보다는 전력상 약팀이다. 이 경기도 패배한다면 맨유 내부 분위기는 겉잡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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