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우주 시대의 태양전지는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기반 우주용 태양전지 연구
나노 스케일에서 일어나는 물리적·전기적 현상들 관찰, 분석
태양전지는 탄소중립 시대, 각광 받는 친환경 에너지기술이다. 특히 에너지 자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태양전지는 어떤 재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효율과 유연성 등이 달라지는데, 현재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무겁고 딱딱하다는 단점이 있어, 유연성과 효율성 면에서 차세대 태양전지 재료로 손꼽히는 것이 페로브스카이트이다. 우리나라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 선도국이다. 하지만 아직 물리적, 화학적 안정성 문제로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지는 못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에 많은 연구자가 해답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고, 김도형 교수 또한 그런 연구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나노스케일 관찰과 분석이라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를 진행하며, 우주용까지 연구력을 확장하고자 노력하는 신진연구자다.
‘주사탐침현미경’ 갖추고 나노스케일 연구
전통적인 실리콘 패널 태양전지를 넘어 차세대 태양전지로 인기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전 세계적으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자 경쟁이 벌어지는 주요 연구주제 중 하나다. 간단한 공정으로도 높은 효율을 구현할 수 있어 학계와 산업계에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는 되지 않은 최첨단 차세대 기술이다. 우리나라가 단일 접합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서 최고 효율을 달성한 바 있으나, 이미 다른 나라에 따라잡히며 연구 경쟁이 세계적으로 만만치 않다. 2024년 3월 충북대학교 신소재공학과에 임용된 김도형 교수는 이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연구단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실리콘 태양전지의 제조 및 분석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박사와 박사후연구원 과정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나노스케일 분석을 전공했기 때문에, 그 경험을 살려 좀 더 자유로운 주제로 심도 있는 연구를 해보고 싶은 마음과 그리고 후학 양성에도 기여하고 싶은 열망이 점차 커지며 학교에 지원하게 됐습니다”라며 그는 “UNSW(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박사과정에서부터 주사탐침현미경Scanning Probe Microscopy, SPM)을 활용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특히, 태양전지에 사용되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중심으로, 나노스케일에서 일어나는 물리적·전기적 현상들을 관찰하고 분석하는데 관심이 많았으며, 대학에서 관련 연구를 이어가고 후학을 양성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태양전지라는 큰 연구 키워드에서 특히 페로브스카이트를 소재로 한 태양전지 연구에 강점을 가지며 연구실 비전을 우주에 맞췄다. 아직 지구에서도 상용화되지 않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인데, 더 극한 환경인 우주에서 견디기 위해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 그는 나노스케일의 메커니즘 연구로 난제를 풀어나가겠다는 각오다.
다학제 협업으로 광범위한 태양전지 연구
처음 연구실을 꾸리고 장비를 갖추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김도형 교수는 거점국립대인 충북대의 다양한 사업에 도움을 받아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연구실에 주사탐침현미경 장비를 갖출 수 있게 되었고, 학부 연구생들과 함께 단결정 페로브스카이트 제작 및 나노스케일 이미징 분석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운이 좋게도, 제가 이전에 근무했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동료 연구자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교수진들과 협력하여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공모한 건식 기반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의 열화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과제를 수주했고, 현재 해당 연구도 본격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탠덤 태양전지는 두 종류의 태양전지를 수직으로 겹쳐 놓은 구조로 태양전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로 손꼽히고 있다. “고효율 이중 접합 구조를 구성하는 페로브스카이트 상부 셀의 구조적 안정성과 장기 내구성, 그리고 실리콘 하부 셀과의 계면 특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특히 우주 태양전지와 지상용 고효율 전력원 기술에 동시에 활용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우주용 고안정성 태양전지 공동 연구
-“협업 중심 연구는 우리 연구실의 중심축 될 것”
나노스케일 기능성 광전자소재 연구실은 University of Surrey 윤재성 교수와 우주 환경에서의 고안정성 태양전지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며 최근 차세대 우주 태양전지 후보로 주목받는 광대역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방사선 내구성을 대폭 향상하는 연구 성과를 세계적 권위지인 ‘Joule(Cell Press)’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연구의 핵심은 PDAI₂라는 분자 물질을 표면 처리제로 활용하여,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약점을 보이던 유기 이온의 방사선 유도 분해 문제를 효과적으로 억제한 것입니다. 사실 PDAI₂는 이전에도 표면 패시베이션 용도로 알려져 있었지만, 우주 환경처럼 극한 방사선 조건에서의 안정성 확보라는 관점에서 기능이 조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저희 연구는 단순한 실험적 접근을 넘어서, 실제 우주 환경, 특히 요즘 Starlink를 비롯한 다수의 저궤도 위성(LEO)이 운용되는 환경을 타겟으로 하였습니다”라며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이뤄진 다학제적 협업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공과 역할이 서로 다른 연구자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것이 이번 성과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학제 협업이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얼마 전에는 우주용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관련 2025년도 해외우수과학자유치사업에 선정되며 고급 연구인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앞으로 더 좋은 연구 성과가 기대된다. 이 밖에도 연구실은 강유전 특성을 기반으로 한 전하 수송 특성 향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2차원(2D) 소재의 강유전적 성질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전자 소자 내 전하 이동 제어에 응용하는 방안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뿐 아니라 다양한 계열의 2D 소재에 대한 접근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된 연구 성과가 최근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저널에 게재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제 주된 전공인 나노스케일 전자물성 이미징 분석은 응용 범위가 매우 넓어서 현재도 다양한 외부 공동연구자들과 함께 전기적·물리적 특성 해석을 통한 소자 최적화 및 물질 이해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협업 중심 연구는 우리 연구실의 중요한 축이 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다학제적 협업 중심 연구는 연구실의 정체성을 만들고 미래를 설계해 나갈 중요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노스케일 분석 기반의 태양전지 및 전자 소자 연구,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유망 분야”
산업적 니즈가 큰 이차전지에 학생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김도형 교수는 태양전지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주문했다. “저도 처음엔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되겠지’, ‘용돈이라도 벌어야지’라는 생각으로 또 친구 따라서 실험 보조를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바보 같을 정도로 순수한 마음이었는데, 그렇게 계속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져 학생들에게 연구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주제와 내용을 제안해줘야 합니다. 단기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먼저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본다든지, 구체적인 진로 비전과 함께 연구의 장점과 성장 가능성을 학생들에게 더 잘 설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며 그는 “제가 다루는 나노스케일 분석 기반의 태양전지 및 전자 소자 연구는 지금 국내외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망 분야입니다. 학생들이 조금만 더 눈을 돌리고 관심을 가진다면, 분명히 연구와 진로를 함께 설계할 수 있는 방향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가오는 2학기에는 학생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연구 분야의 미래 비전과 다양한 진출 가능성을 좀 더 적극적으로 제시해보려고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우주용 태양전지는 김도형 교수가 연구자로서 숙제처럼 안고 있는 주제다. 그는 앞으로도 관련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으로도 우주용 태양전지 분야를 더욱 깊이 있게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현재는 주로 방사선 내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향후에는 우주 환경 전반에 대응할 수 있는 소재 및 소자 설계 전략을 종합적으로 구축하고, 국내외 우주 관련 전문가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더불어 인공지능 활용 연구도 그의 요즘 관심거리다.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 연구실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저의 전문인 주사탐침 기반 나노 분석 분야에서의 반복 조건, 최적화 시나리오 등을 자동화 알고리즘에 적용해서, 발 빠르게 24시간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연구실을 만드는 게 하나의 목표입니다. 앞으로는 더 공격적으로 연구과제를 확보하고, AI 기반 기술을 제 전공 분야에 접목해서 연구의 폭과 깊이를 동시에 확장하고자 합니다”
유연하지만 강단 있는 그의 인터뷰는 외유내강 그 자체였다. 친절하게 인터뷰를 이어갔는데 그 안에는 정말 심오한 그의 연구 비전이 있었다. 우주를 타겟으로 우주만큼 확장된 생각과 아이디어가 눈에 띈다. 학문 간의 벽을 헐어 최첨단 태양전지를 만들어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태양이 밝아? 달이 밝아?”라는 질문에, “당연히 달이 더 밝지. 어두운 밤을 환하게 비춰주잖아” 우스갯소리지만, 우리는 태양의 존재를 잊고 있을 때가 많다. 태양전지는 태양의 존재를 일깨워 줄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이 될 것이다. 그 기술에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김도형 교수의 행보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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