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3년 6개월 연속 위축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 확대로 반도체 업종 심리가 한 달 만에 급락하면서 경기 부진의 중심에 섰다.
29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3.2로 집계됐다. 기준선(100)을 밑돌면 전월 대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뜻으로 이 지표는 2022년 4월(99.1) 이후 3년 6개월째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 8월 실적치도 92.0으로 2022년 2월 이후 3년 7개월 연속 부진이 이어졌다.
업종별로 제조업은 92.6, 비제조업은 93.8을 기록했다. 전자·통신장비 업종은 지난달 111.1에서 94.7로 16.4포인트나 급락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이 업종은 그간 경기 반등 기대를 이끌었으나, 미국의 품목별 고율 관세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전망이 급격히 악화됐다.
철강·알루미늄 등 관세 부과 품목이 포함된 금속·금속가공 제품(80.8)은 3개월 연속 90을 밑돌았고, 시멘트 제조업이 포함된 비금속 소재·제품(66.7)은 5개월째 80 아래로 내려앉았다. 반면 제조업 내 의약품(125.0), 식음료·담배(106.3), 자동차·운송장비(103.0)는 기준선을 웃돌며 선방했다.
비제조업 7개 업종 중에서는 여가·숙박·외식(107.7), 전문과학·기술·사업지원(106.7)이 호조를 보였지만, 전기·가스·수도(73.7), 건설(83.7), 운수·창고(95.5)는 부진 전망이 우세했다. 도소매와 정보통신은 기준선(100)을 간신히 지켰다.
세부 부문별 BSI도 투자(90.6), 내수(91.7), 수출(92.6), 고용(93.2), 자금 사정(93.4), 채산성(94.9) 등 모든 항목이 부정적이었다. 재고만이 104.0으로 기준선을 웃돌았지만, 이는 과잉을 의미해 역시 부정적 신호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의 통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건설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내수 부진의 이중고가 심화되고 있다”며 “정부와 경제계가 ‘원팀’으로 대응해 국제 정세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건설·인프라 투자를 통해 내수 회복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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