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판에 걸리는 시간은 게임마다 다르다.
장르에 따라 5분조차 긴 게임이 있는 반면 1시간조차 짧은 게임도 있다.
한 판이 너무나도 길어진다면 대신에 회차라는 개념을 사용하기도 한다.
같은 시간이라도 그동안 느끼는 감정과 경험은 제각기 다르다.
어느 게임에서는 준비 과정을 끝내는 시간에 불과하겠지만
어떤 게임에서는 기승전결을 모두 끝마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그저 5분이라도 말이다.
예전에 유행했던 플래시 게임들의 한 판도 주로 5분이었다.
그렇게 쌓여온 수많은 5분들이 적지 않은 이들의 추억이 된걸 생각하면
개발자나 플레이어나 시간을 적게 들인다고 해서
그 결과의 가치도 적게 나온다고 말할 수는 없는 법인듯 하다.
웰메이드 플래시 게임의 감성이 물씬 드는 피자 타워라는 게임에서도
첫 스테이지를 완벽한 랭크인 P 랭크로 끝내는데 약 5분이 걸린다.
물론 5분 안에 해당 스테이지의 기승전결을 모두 마치기 위해서는 상당히 바쁜 순간을 보내야 한다.
P 랭크의 첫 번째 조건은 콤보가 끊기지 않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점수 오브젝트를 얻거나 적을 해치워야 한다.
언제부턴가 리듬 게임의 전유물에서 벗어나게 된 콤보 시스템이지만
끊기는 순간 알 수 없는 허탈감을 느끼는건 어느 장르에서나 같다.
특히 퍼펙트 플레이에 도전 할 때면 더더욱 말이다.
두 번째 조건은 맵 구석구석에 숨겨진 오브젝트와 시크릿 룸을 전부 찾아내는 것이다.
잠시도 쉴 새 없는 열망과 갈망의 순간에도
인생에 크게 중요한걸 놓쳐서는 나중가서 후회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중요한지 아닌지는 지나치고 나서야 알 수 있는게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산은 오르는 과정보다 내려오는 과정이 더욱 어렵고 힘들다.
스테이지의 마지막에 다다르면 살아있는 기둥이 기다리고 있으며
이 기둥을 넘어뜨리면 제한 시간 내에 출발지로 되돌아가야 하는 타임어택이 시작된다.
게임의 진정한 시작은 이때부터다.
타임어택 탈출 시스템이 와리오 랜드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았다면
소닉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은 속 시원한 속도감도 있다.
둘은 아주 적절하게 맞물려 플레이어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그렇다고 속도감에 빠져 두번째 조건을 잊어서는 안된다.
가장 다급한 순간인 타임어택 파트 때만 찾을 수 있는 시크릿 룸과 오브젝트도 있으니.
인생을 살다보면 지난 기억을 되돌아볼 순간이 몇번이고 찾아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단 한 번이면 족하다.
P 랭크의 마지막 조건은 탈출 파트를 한 번 더 진행하는 것이다.
두 바퀴째이기 때문에 더더욱 촉박할 것 같지만
스킵 할 수 있는 구간도 많고, 나름의 요령도 생겼기에 그리 어렵지는 않다.
마치 열심히 진행했던 무언가의 데이터가 날아갔을 때
상실감을 뒤로 하고 다시 진행하면 의외로 순식간에 처리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로써 지난 5분 동안 필자는 피자 타워의 완벽한 한 판을 끝마쳤다.
본인이 이러한 5분을 보내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이 글에서 보여준 것보다 가치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최고로 가치있을 순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많은 이들이 지난 5분동안 지금의 글을 지켜보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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