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폭염에 시달리면서 오랜 기간 선호됐던 '남향 주택' 대신, '북향 주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일본 매체 아사히TV, 뉴스프리제팬은 26일 최근 일본 열도가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면서 오랜 기간 인기가 높았던 '남향 주택' 대신, 강한 햇빛을 피할 수 있는 '북향 주택'이 새로운 주거 추세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일본의 8월 평균기온은 평균보다 2.3도 높았으며, 도시 지역에서는 40도를 웃도는 날도 속출했다.
일본에서는 1970년대 이후 남향은 밝고 따뜻하다는 인식이 주택 선택의 기준으로 자리 잡으며 남향 주택의 가격도 높게 책정됐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이 지속되면서 이러한 기준이 흔들고 있다.
도쿄에 거주하는 한 여성(78)은 "커튼이 햇볕에 타서 너덜너덜해졌다"며 "낮에는 커튼을 친 채 생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 남성(45)은 "5년 전 선택한 북향 주택은 여름철 실내 기온이 30도를 넘는 일이 거의 없고, 에어컨도 최소한만 사용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일본 부동산 사이트 '스모(SUUMO)' 조사에 따르면, 도쿄 23구 내 북향 임대료는 남향보다 평균 약 13%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건축학회 조사에서는 여름철 북향 주택의 실내 온도가 남향보다 평균 3.8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고, 이 온도가 에어컨 사용량을 줄여 전기요금 등 공과금 절감 효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재택근무 확산도 북향 주택 수요 증가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낮 시간대 자택에 머무는 인구가 늘면서 여름철 주거 환경이 곧 생활과 직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업계는 수요에 대응해 신축 주택에 북향 설계를 적극 반영하고 있으며, 단열재 개선과 고성능 창호 도입으로 겨울철 추위를 보완하려는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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