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돼지에게나 주는 잡초 취급을 받던 풀이 있다. 바로 쇠비름이다. 농사에 피해를 준다며 뽑아내 버리곤 했지만 사실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즐겨 먹은 나물이다. 옛날 사람들은 오래 먹으면 장수한다고 ‘장명채’라 불렀고, 먹을 때마다 수명이 늘어난다는 말도 여기서 비롯됐다. 그렇다면 왜 수명이 늘어난다고 했을까. 쇠비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밭과 길가에서 쉽게 자라는 한해살이풀
쇠비름은 밭이나 길가, 논두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해살이풀이다. 다른 풀들과 헷갈리기 쉽지만, 자세히 보면 알아보기 쉽다. 줄기는 붉은빛을 띠며 땅바닥을 따라 퍼지듯 자라고, 잎은 거꾸로 누운 하트 모양으로 끝이 둥글다. 손톱만 한 크기의 잎이 줄기 끝에 마주나거나 돌려나는데, 표면은 두껍고 윤기가 난다. 여름철이 되면 지름 5mm 정도의 노란색 꽃이 다섯 장으로 피고, 꽃이 지고 나면 까만 씨앗이 작은 항아리처럼 생긴 열매 안에 가득 맺힌다. 6월부터 9월까지가 제철이며, 다른 봄나물보다 쓴맛이 덜해 더위에 지친 입맛을 되살려준다.
혈관과 피부에 좋은 영양소 가득
쇠비름에는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또 칼로리가 낮고 포화지방이 적어 부담이 없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동맥경화 같은 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고, 혈관성 치매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가 풍부해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고, 피부 노화 억제에도 효과가 있다. 항균 효과로 상처 치유와 염증 완화에도 도움이 돼 피부에 붙여 팩으로 쓰는 민간요법으로 쓰이기도 했다. 여드름과 무좀 같은 피부 트러블 개선에도 효과가 있으며, 소변 배출을 촉진해 방광염이나 요도염을 막고 장내 독소를 줄여 장 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좋다.
단, 주의할 점이 있다. 쇠비름은 토양 속 중금속을 다른 식물보다 많이 흡수하는 특징이 있다. 공장지대, 매립지, 도심 주변에서 자란 쇠비름은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우리나라 논 토양의 평균 수은 함량은 낮은 편이지만, 농약 사용이 적은 시골 논두렁이나 들판에서 채취한 것이 더 안전하다. 장기간 많은 양을 먹는 것은 피해야 하고, 임신부나 수유부는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세계 각국에서 요리하는 쇠비름
쇠비름은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무쳐 먹는 것이 제일 일반적이다. 싱싱한 쇠비름 300g을 다듬어 끓는 물에 천일염 1스푼을 넣고 1분간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다. 먹기 좋은 크기로 썬 뒤 된장 1스푼, 고추장 1스푼, 국간장 반 스푼, 다진 마늘 1스푼, 매실청 1스푼, 참기름 1스푼, 통깨 1스푼, 대파를 넣어 조물조물 무치면 완성된다.
해외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긴다. 이탈리아에서는 쇠비름을 삶아 마늘과 함께 올리브오일에 볶고 치즈를 넣어 부드럽게 만든 뒤, ‘쇠비름 크림치즈’ 형태로 빵에 발라 먹는다. 일본에서는 미소국에 넣거나 삶아 간장으로 무쳐 먹고, 중국에서는 쇠비름을 죽이나 율무와 함께 끓여 먹거나 달걀·돼지고기 볶음 요리에 사용한다. 러시아에서는 쇠비름을 요거트에 섞어 소금과 마늘로 간을 맞추고, 달콤하게 먹고 싶을 때는 꿀을 넣는다. 이뿐만 아니라 샐러드와 샌드위치, 팬케이크, 젤리, 밥에 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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