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이 챔피언스리그 운영 방식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2026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결승전부터, 전통적으로 현지시간 오후 9시에 시작되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킥오프가 오후 6시로 앞당겨진다. 또한 동일 매치업의 반복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추첨 규정도 적용된다.
■ 결승전, 밤에서 저녁으로… 가족·팬 경험 강화
UEFA는 이번 결정을 통해 “결승전 당일을 가족과 팬들에게 더욱 즐겁고 편안한 경험으로 만들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결승전이 토요일 저녁 6시에 시작되면, 아이들과 가족 단위 관람객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경기 종료 후 귀가나 축하 행사 참여도 한층 용이해진다는 것이다.
UEFA 알렉산데르 체페린 회장은 “주중 경기라면 밤 9시 킥오프가 적절하지만, 토요일 결승전은 더 일찍 시작해도 문제없다”며 “연장전이나 승부차기가 이어지더라도 경기 종료가 밤늦게까지 가지 않는다. 팬들이 경기 후에도 여유 있게 하루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 팬 단체도 환영… “현장 관람객 위한 현실적 변화”
팬 단체 풋볼 서포터스 유럽의 로낭 에벵 사무총장 역시 “이번 조치는 경기장을 찾는 팬들에게 큰 진전”이라며 환영했다. 그는 “더 이른 킥오프는 당일 이동이 가능한 원정 관람을 늘리고, 심야 교통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 팬들의 실제 생활을 고려한 현실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UEFA는 또, 저녁 6시 시작 시간이 글로벌 중계권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지역 팬들에게 더 편리한 시청 시간을 제공해, 젊은 세대를 포함한 더 넓은 시청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동일 매치업 반복 금지’ 새 규정 도입
또 하나의 변화는 동일 팀 간 반복 대진 금지 규정이다. UEFA는 챔피언스리그 리그 단계와 추첨 규정에 따라, 같은 두 팀이 같은 구장에서 3시즌 연속 맞붙는 상황을 방지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A팀과 B팀이 2024-2025 시즌 조별리그에서 A팀 홈에서 맞붙었고, 2025-2026 시즌에도 같은 구장에서 대결했다면, 2026-2027 시즌에는 동일 구장에서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된다. 대신 상대 팀의 홈구장에서 맞대결은 가능하다.
UEFA는 이를 통해 “새로움과 다양성을 보장하고, 팬들에게 더 많은 흥미와 기대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 과거 변화의 연장선
사실 UEFA는 이미 2010년부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토요일로 옮기며 팬 친화적 운영을 강화해왔다. 이번 ‘시간 조정’과 ‘대진 다변화’ 규정은 그 흐름을 이어가는 추가 조치다. UEFA는 이를 통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스포츠 이벤트로 성장시킨 성공 모델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UEFA가 강조하는 핵심은 명확하다. 팬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는 운영이다. 킥오프 시간 변경으로 경기장이 가족 친화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고, 반복 매치업 금지 규정으로 다양한 맞대결이 보장된다. 이 두 가지 변화는 챔피언스리그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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