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28일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에너지 장관회의에서 ‘글로벌 DC 이니셔티브(Global DC Initiative)’를 공식 제안하며 이같은 방안을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직류는 교류 대비 약 10% 효율이 높아 대규모 전력수요 대응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어 제2 전력망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
현재 전 세계 전력수요는 인공지능(AI) 확산과 전기화 가속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30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945TWh에 이르고, 2050년에는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수요를 안정적으로 수용하려면 2030년까지 기존 대비 약 30%의 전력망 추가 확충이 필요하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산업 설비 등의 대규모 직류 부하를 전력 변환 없이 직류로 직접 연결하면 교류 대비 약 10%의 효율이 향상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늘어나는 전력 수요와 전력망 건설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이에 한전은 지난 10여년간 DC 실증을 통해 실효성 있는 준비를 해왔다. 작년에는 산·학·연 45개 기관과 함께 코리아 DC 얼라이언스(Korea DC Alliance·K-DCA)를 출범시켜 생태계 기반 마련과 국제표준화도 추진하고 있다.
관련해 한전은 이번 장관 회의에서 ‘재생 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효율화를 위한 DC 필요성과 APEC 협력 방안’을 발표하고 두가지 실행과제를 제안했다. 우선 한전은 기술 개발과 국제표준화 협력을 통해 전력망 구축 비용 절감과 전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업계 협업을 기반으로 DC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조성해 가전제품과 전력설비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한전은 K-DCA를 통해 데이터센터, DC 빌딩, 산업단지 등에 단계적 사업 모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조기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DC 얼라이언스와의 협력으로 국제 표준을 주도해 우리나라를 세계 전력망 혁신의 중심에 세우는 성과도 낼 방침이다.
김동철 사장은 “전력망 현대화는 낡은 설비를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전력 시스템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일”이라며 “DC 중심의 국제협력은 에너지 전환의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전력망의 안정성과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100년 이상 유지된 AC 시스템과의 호환성, 높은 초기 비용 극복을 위해 APEC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협력해 DC 시대의 문을 함께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