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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은이 제시한 8월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대비 0.1%포인트 상향한 0.9%로, 내년은 종전과 같은 1.6%로 집계됐다. 시장이 주목한 내년도 성장률을 다소 보수적으로 제시한 점이 눈에 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향후 성장 흐름은 내수 중심의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은 미국 관세 영향이 점차 확대되면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 소비는 정부 2차 추경과 민생 소비 쿠폰 효과로 회복세에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2분기까지는 계엄과 탄핵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새 정부에 대한 기대 효과가 제한적이었으나 3분기 들어 정부의 추경 편성 등 효과가 본격화했다는 설명이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내수 소비가 굉장히 낮았던 상태에서 개선되는 상황”이라면서 “2차 추경 효과를 분석해보면 올해 성장률을 0.14%포인트 올린 것으로 나타나는데, 올 3분기 중 추가 소비쿠폰과 추석 명절 등을 고려할 때 심리개선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부진한 건설경기로 인해 올해 성장률은 0.1%포인트 상향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김 부총재보는 “올해 성장률을 높이지 못한 유인 중 하나가 건설투자”라며 “올해 GDP에 미치는 영향이 마이너스 8%나 된다”고 짚었다. 이어 “내년에는 기저효과로 (건설투자에서) 플러스 요인이 생기지만 반대로 올해 좋았던 수출이 내년에 기저효과가 생기면서 하락, 상하방 요인이 서로 상쇄되며 종전치를 유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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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정책 영향의 확대에 따른 수출 둔화는 내년 성장률의 하방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은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 1.6%를 산정하며 재화수출 부문이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김 부총재보는 “향후 성장 흐름은 내수 중심의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은 미국 관세 영향이 점차 확대되면서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백재민 한은 국제무역팀장은 “최초 미국 관세 행정명령 대비 한국의 관세 인하율은 주요 50개국 중 아홉 번째로 높다”라면서도 “다만 한미 FTA에 따라 기존 관세율이 0%였던 때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관세율 인상 폭은 50개국 중 18위로 중상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미국의 관세 부과가 올해 국내 성장률을 0.45%포인트, 내년 성장률을 0.60%포인트 낮추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백 팀장은 “미국과의 무역긴장이 심화된 중국은 이미 과잉공급 문제도 안고 있어 관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미국 외 국가로의 수출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해당 품목을 생산하는 국내 산업이 경쟁에 밀려 점차 위축될 경우, 성장에는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아 관세로 인한 성장의 부정적 영향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크다”라며 “관세 협상에서는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관세율이 기존 0%에서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 우리 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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