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원가 부담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식품업계가 생존을 위한 ‘미래 전략 재편’에 속속 나서고 있다.
CJ그룹은 최근 미래 전략을 총괄할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마련했다.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은 다음 달 지주사에 신설되는 미래기획실장으로 이동해 그룹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힘을 싣는다. 단순한 후계 승계 차원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CJ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중장기적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로 평가된다.
미래기획실은 그룹의 신수종 사업을 기획하는 전담 조직으로, 중장기 비전 수립과 신규 성장 엔진 발굴에 집중한다. 특히 내수 경기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CJ그룹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1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주요 계열사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이에 따라 그룹은 전통 강점인 식품·엔터테인먼트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바이오·헬스케어 등 미래 유망 분야에서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할 방침이다.
신세계푸드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강승협 대표는 송현석 전 대표가 키웠던 대안식품 사업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외식 브랜드를 정리했다. 대신 가성비를 앞세운 ‘노브랜드버거’ 출점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지고 있다. 강 대표는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 출신으로,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과감한 결정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핵심 사업에 자원을 집중한 결과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실제로 신세계푸드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줄어든 3714억원으로 4개 분기 연속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9.5% 증가한 135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중심 경영의 성과를 입증했다.
급식사업 매각설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화그룹에 편입된 아워홈은 신세계푸드의 급식사업 부문 인수를 추진 중이다. 시장에서는 해당 부문의 가치가 1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매각이 성사된다면 신세계푸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체질개선 전략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
삼양식품은 ‘불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상무)이 헬스케어 사업을 직접 이끌며 신사업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올해 2분기 매출은 5531억원, 영업이익은 12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34% 증가했다.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주력 제품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식물성 기반 헬스케어 브랜드 ‘펄스랩’을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웰니스 트렌드와 맞물려 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 역시 신년사에서 헬스케어를 전략 핵심 분야로 강조하며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정체와 원가 부담,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단순히 제품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 축을 확보하는 전략이 향후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기존 강점을 지키는 동시에 헬스케어나 글로벌 시장과 같은 미래 산업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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