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젠슨 황…수출세 15%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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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젠슨 황…수출세 15% 해법은

이데일리 2025-08-28 15:48: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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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2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내고도 웃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중국 전용 칩 ‘H20’의 수출 허가를 조건으로 중국 매출의 15%를 사실상 ‘수출세’로 내는 데 대한 합의를 완전히 매듭짓지 못하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어서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H20 칩의 중국 내 판매 확대에 더해 최신 AI 칩인 블랙웰의 중국 출시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수출세 관련 소송 리스크와 대중국 AI 기술 견제에 사활을 건 트럼프 행정부 설득 작업이 절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 분기 최대 실적에도 중국 매출 급감

27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과 주당 순이익이 각각 467억4000만달러, 1.0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평균 매출 460억6000만달러와 주당 순이익 1.01달러를 각각 살짝 웃도는 규모다.

다만 핵심 시장인 중국 매출은 28억달러로 전 분기 55억달러 대비 급감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최근 10분기 평균 15%에서 5.9%로 급락했다. 2분기 실적에 중국향 H20 매출이 반영되지 않은 여파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의 중국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성능을 낮춘 저사양 AI 반도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저사양 칩으로도 ‘딥시크’ 같은 AI 추론 모델을 만들어내자 지난 4월 H20의 중국 수출을 중단시켰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는 1분기 25억달러의 매출 손실과 45억달러의 비용을 떠안았다. 석 달 뒤인 지난 7월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에서 H20 매출의 15%를 받는 대가로 중국 수출을 승인했으나 일부 고객에 라이선스가 발급됐을 뿐, 엔비디아의 제품 출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코렛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정부가 H20 칩 매출의 15%를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현재까지 이를 명문화한 규정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문제 등 여러 조건이 해결된다면 20억~50억달러(약 3조~7조원) 규모의 H20 칩이 중국에 선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수출세는 소송 리스크, 트럼프 설득 ‘첩첩산중’

황 CEO도 중국 시장 회복에 대한 희망의 끊을 놓지 않았다. 그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20 칩의 비 제재 기업 대상 판매 승인뿐 아니라 향후 블랙웰 칩의 중국 버전 출시 가능성도 있다. 중국에서 블랙웰 최신 버전을 판매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미 당국과의 협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황 CEO는 또 “중국 시장은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대응할 수 있다면 올해 약 500억 달러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이는 매년 50%씩 성장할 수 있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엔비디아는 하반기 실적 전망에서 중국 판매 실적을 제외했다. 미·중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여전히 리스크로 보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 헌법의 ‘수출세 금지 조항’은 엔비디아에는 큰 골칫거리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수출통제개혁법에 따라 수출 통제를 시행할 권한을 갖지만, 허가 신청과 관련해 수수료 부과는 금지돼 있다. 또한 헌법상 연방정부가 수출품에 대해 세금이나 관세를 부과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가 매출 일부를 요구할 경우 소송에 휘말릴 수 있으며 비용 증가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선 엔비디아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보다, 주주나 반도체 업계 등 산업계가 “정부의 조치가 위법하다”며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어떤 주체가 소송을 제기하든 엔비디아는 송사에 휘말리는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가 엄청나게(super-duper) 발전된 새 칩 블랙웰을 가지고 있는데, 그 칩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젠슨 황이 그 문제로 다시 나를 만나러 올 것 같지만, 그때 다룰 칩은 최상위 버전이 아니라 기능이 강화되지 않은 ‘축소판 버전’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여지를 열어줬지만 성능을 낮춘 ‘다운그레이드 버전’이라는 단서를 달아 양측이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국산 칩 사용을 압박하고 있는 점도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 전망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8월 황 CEO의 백악관 방문 이후 마음을 바꿔 H20 판매 재개를 허용하는 등 상황이 반전됐지만, 중국에서 엔비디아의 미래에는 여전히 큰 물음표가 남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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