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가 여는 K-조선 두번째 슈퍼사이클…글로벌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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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가’가 여는 K-조선 두번째 슈퍼사이클…글로벌 판도 바꾼다

한스경제 2025-08-28 15:44: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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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8월 3일 공개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모자./연합뉴스
대통령실이 8월 3일 공개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모자./연합뉴스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한미 조선협력의 상징인 한화필리조선소에서 한미 동맹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길 기대합니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마지막 일정으로 찾은 필라델피아 소재 한화필리조선소 방명록에 남긴 문구다. 한미 동맹의 새로운 ‘지평’을 희망한다는 방명록의 내용은 한국 조선산업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게 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 프로젝트를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구조적 변화를 여는 신호탄이자 기회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마스가를 최소 5년 이상 이어질 장기 모멘텀으로 평가하며 친환경·방산·특수선까지 맞물리면 한국 조선의 ‘두 번째 슈퍼사이클’이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십수년 전부터 국내 조선산업에 위협으로 작용한 중국 조선의 급성장으로 사실상 양적인 측면에서 시장을 중국에 내주고 높은 기술력과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 독식으로 불안한 세계 최고를 유지해 온 한국 조선에 거대한 신시장이 열렸다는 해석이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K-해양방산의 사업 기회도 확장시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방산 부문이 없는 삼성중공업마저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진출하는데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한화필리조선소 데이비드 김 대표, 조현 외교부 장관, 조쉬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 이재명 대통령,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토드영 인디애나주 상원의원(왼쪽부터)이 26일(현지시간) 한화필리조선소에서 개최된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 후 골리앗 크레인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화
한화필리조선소 데이비드 김 대표, 조현 외교부 장관, 조쉬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 이재명 대통령,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토드영 인디애나주 상원의원(왼쪽부터)이 26일(현지시간) 한화필리조선소에서 개최된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 후 골리앗 크레인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화

삼성중공업은 지난 25일 MRO 전문 조선사인 비거 마린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파트너십 체결로 삼성중공업은 조선·해양 분야 첨단 기술력, 운영 노하우, 최적화된 설비 등을 기반으로 미 해군 해상수송사령부 MRO 사업에 본격 참여하게 된다.

체결식에 참석한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MRO 서비스를 제공하고 본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상선 및 해군 지원함 건조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틀 마련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을 보유한 한화그룹도 이번 한미 정상회담 기간 동안 마스가 프로젝트에 보다 구체적으로 참여한다는 뜻을 밝혔다.

HD현대는 25일 서버러스 캐피탈·한국산업은행과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HD현대가 주도하는 이 프로그램은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요 투자 분야는 ▲미국 조선소 인수 및 현대화 ▲공급망 강화를 위한 기자재 업체 투자 ▲자율운항·인공지능(AI) 등 첨단 조선기술 개발 등이다.

마스가 발표 이전부터 선제적으로 미국 진출을 준비해 온 한화그룹은 한화필리조선소에 50억달러(약 7조원)를 추가 투자한다. 한화가 제시한 한화필리조선소의 중장기 목표는 현재 연간 1~1.5척 수준인 선박 건조능력을 20척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크 2기 및 안벽 3개 추가 확보, 약 12만평 규모의 블록 생산기지 신설을 추진한다.

또 한화오션이 보유한 자동화 설비, 스마트 야드, 안전 시스템 등도 필리조선소에 도입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짓고 함정 블록 및 모듈 공급, 더 나아가 함정 건조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화그룹이 미국에 설립한 해운 계열사 한화해운은 한화필리조선소에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MR탱커) 10척과 LNG운반선 1척을 발주했다. 마스가 프로젝트와 관련한 첫 발주다.

정상 회담이 끝난 27일 HD현대는 조선 계열사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합병한다는 사업 재편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합병을 통해 통합 HD현대중공업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방산 분야에서 사업경쟁력을 대폭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흡수 합병을 통해 글로벌 수주 경쟁력 제고에 본격 착수했다. HD현대중공업(상)과 HD현대미포(하) 야드 전경./HD현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흡수 합병을 통해 글로벌 수주 경쟁력 제고에 본격 착수했다. HD현대중공업(상)과 HD현대미포(하) 야드 전경./HD현대

업계 관계자는 “HD현대가 조선업계의 최대 화두인 미 해군 함정 MRO 사업과 더 나아가 신조까지 바라보고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합병을 추진한 것으로 본다”며 “대형 선박(함정) 건조·수출 실적에 강점이 있는 HD현대중공업과 중형 선박 건조 및 MRO에 경쟁 우위 요소를 가진 HD현대미포를 하나의 회사로 통합함으로써 효율성을 추구하는 측면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스가는 국내 조선사들이 해외 시장 진출에 있어 더욱 대승적이고 국익을 위해 멀리 내다보는 순기능을 제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산업 전문가에 따르면 그간 조선업계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우리 기업끼리도 저가 입찰 등 제 살 깎기식 과열경쟁을 벌여왔다. 이는 내부경쟁으로 입찰 기회를 놓치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호주 호위함 수주를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각자 따로 입찰에 참여해 원팀을 구성한 독일, 일본 기업에게 고배를 마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6일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을 구성해 최종 결선에 진출했다. 최종 수주 시 후속 군수지원 등을 포함해 최대 60조원에 달하는 이 사업은 단일 방산 수출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마스가를 전후로 두 기업이 과거의 아픈 경험을 잊고 협력 모델로 윈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한 결과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마스가 이전 한국 조선은 정부의 적극 지원과 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에 밀려 시장에서 계속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지만 미국이라는 든든한 동맹국을 통해 국내 조선업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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