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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업계에 따르면 조 부회장이 보유한 실제 보유한 한솔케미칼 주식은 16만1080주로 집계된다. 이는 전체 주식 중 1.42% 지분율에 불과한 수치로, 사업보고서에 조 부회장의 지분율이 5.57%라고 기재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조 부회장 지분율 5.57%에는 조 회장이 자신의 부인 이정남씨에게 신탁을 맡긴 주식 47만주(4.14%)에 대한 의결권이 포함돼 있다. 주식을 수탁한 사람은 이 씨지만, 이 주식에 대한 의결권 사용 권한은 조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한솔케미칼은 스페셜티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반도체 세척에 쓰이는 과산화수소와 라텍스, 제지용 약품 등을 생산한다. 또 디스플레이 관련 접착제와 박막재료 등 전자 소재도 만든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만 906억원으로, 석유화학 업황이 불황인 가운데서도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30.1% 증가했다.
다만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약한 것이 불안 요소다. 지난 25일 조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 2.72%를 GS에 매각하며 오너일가 지분율은 12.33%로 더 낮아졌다. 이에 따라 13.34%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오너일가 지분율이 기관투자자 보다 낮은 건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채무 상환 목적으로 지분 매각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 시행을 앞두고 의결권 행사 강화를 위해 일부러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왔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3%룰을 피해가더라도 향후 조 부회장이 승계를 위해 늘려야 할 지분 부담은 더 늘어나게 됐다. 산술적으로는 조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물려받더라도 최대주주에 오를 수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GS가 매입한 지분 2.72%를 되사오는 데만도 약 550억원(매각가 기준)의 자금이 필요하다.
조 부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보유 지분이 많지 않거나 회사 규모가 작아 한계가 뚜렷하다. 조 부회장의 테이팩스 지분율은 0.02%에 불과하며, 45.1% 지분을 보유한 코스코페이퍼는 매출액이 18억원 수준으로 작다.
조 부회장은 2014년 한솔케미칼 부사장으로 입사하며 후계자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조 회장 대신 이사회 자리를 차지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고, 테이팩스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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