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에 맵 투표 시스템이 생겼어.
세 개의 맵을 보여준 다음 그 안에서 투표를 진행해.
다만 표가 쏠렸다고 무조건 당첨되는 게 아니라 확률이 올라가는 식.
확률이기 때문에 한 표만 나와도 해당 맵이 걸릴 가능성이 있어. 확률이야 낮겠지만.
이 때문에 다수의 사람들은 확률이 아닌 확정을 원해.
종종 역배가 터지면 투표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니까.
하지만 블쟈 입장에서도 나름 절충안을 낸 거겠지.
이런 안전 장치 마저 없다면 기껏 만들어둔 맵 대부분을 못 쓰게 될 테니까.
대다수의 옵치 유저들은 화물 맵을 좋아해.
근본이 있기도 하고, 가장 많이 해서 익숙하기도 하고, 난전이 잘 안 일어나기도 하고.
그 때문에 대다수의 표가 화물맵에 쏠리고, 화물전만 연속해서 나오기도 하지.
사실상 FPS가 아니라 유로트럭이 된 것만 같아.
화물맵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는데 맵이 널찍하고 고지대가 많다는 거야.
이 때문에 이동기가 부실하거나, 사거리가 짧은 캐릭은 여러모로 손해를 보는데.
특히 탱커가 맵을 심하게 타.
다들 알겠지만 옵치는 딜러에 비해 탱커 영웅 숫자가 적어.
탱커는 가뜩이나 적은 선택지가 더 줄어드는 셈이야.
하지만 이 역시 다수의 의견에 따르면 큰 문제는 아니야.
옵치에서 탱커는 애초에 소수니까.
탱커 유저수가 너무 적어서 6 vs 6이었던 게임을 5 vs 5로 바꿀 정도였지.
다수의 유저가 원하는 맵을 플레이 하고 있으니 행복의 총량은 분명 클 거야.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순 없으니 가급적 다수가 행복한 방향으로 정하는 건 뭐 틀린 건 아니겠지.
읽어 보면 티가 나겠지만 나는 맵 투표를 반대하는 입장이야.
탱커도 자주 하고, 비인기맵을 좋아하거든.
맵 투표를 왜 반대하는지 꼬치꼬치 요목조목 구구절절 애절하게 적었는데, 그냥 다 지웠어.
나 혼자 투표는 범죄다 낄낄 하면서 결론을 내버리는 것보다는 읽는 사람이 답을 내리는 게 더 낫겠다 싶어서.
이건 민주주의 투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야. 그저 게임에 관한 이야기지.
과연 게임에서 다수의 의견은 반드시 옳은 걸까?
다수의 의견이 게임을, 게임 경험을 더 좋게 만드는 걸까?
Copyright ⓒ 시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