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면서 같은 행사에 참석하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만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에 따라 중국의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곧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이 행사에 한국 대표로는 우 의장이 참석한다. 당초 중국 측은 이재명 대통령의 참석 의사를 타진했으나, 한국은 한·미 관계에 대한 영향 등을 고려해 대통령 대신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우 의장의 참석으로 '급'을 조정했다.
김 위원장과 우 의장이 같은 장소에 있게 되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남북 최고위급 인사가 접촉하는 첫 사례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북한이 '적대적 국가'로 규정한 남한과 대화를 일체 차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우 의장을 만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김 위원장이 전승절에 참석하는 것을 두고 "최근 한·미·일 3각 협력에 따른 대응, 북·러에 이어 북·중관계 개선 시동, 푸틴 참석 포함, 북·중·러 사회주의 연대 과시, 북한이 3각의 키맨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격적인 중국 방문은 김정은의 한반도 정세 주도권을 잡기 위한 승부수로 볼 수 있다"며 "북·중, 북·러 정상 간의 반파쇼연대는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내포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미, 한·미·일의 대북 비핵화 압박 공조 무력화 등을 겨냥한 빅카드"라며 "푸틴 방북으로 북·중·러 3국 정상간 회담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언했다.
앞서 2015년 전승절 70주년 행사 때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참석했지만 끝내 조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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