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와 비장애 구분 없이 어울리게 하고 환경도 지키는 봉사를 하고 싶습니다.”
장애와 비장애가 함께 어우러지는 포용적 봉사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바로 오규림 초록펭귄단장(32)이다. 화성시와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비영리 자원봉사 단체 초록펭귄단을 이끌고 있는 그는 환경 보호와 사회적 포용을 동시에 실천하는 길을 걷고 있다.
초록펭귄단은 2022년 11월 화성지역 청년과 주민들이 모여 “함께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단원은 20대부터 4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며 6월 비영리단체로 정식 등록했다. 단체명에는 기후위기의 피해 동물이자 사회적 동물인 펭귄처럼 서로 보듬고 협력하며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는 뜻이 담겼다. 비장애 또래 청년과 어울릴 기회가 거의 없는 발달장애 청년들에게 함께 활동할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오 단장이 봉사와 인연을 맺은 건 어린 시절 부모의 영향에서 비롯됐다. 중·고등학교 때는 어머니를 따라 미혼모 시설을 찾아 봉사했고 대학 시절에는 전공을 살려 도시락을 만들어 노숙인들에게 나눠줬다. 오 단장은 “봉사는 제 인생 에서 늘 자연스럽게 꺼내 온 콘텐츠였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은 초록펭귄단 활동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지난달 오 단장은 가평에 극한 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흙더미에 묻힌 농작물과 무너진 비닐하우스를 복구하기 위해 흙을 퍼나르며 구슬땀을 흘렸다. 예정된 봉사는 아니었지만 기후위기에 관심 있는 단체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 단장의 초록펭귄단 활동은 단원들에게도 변화의 계기가 됐다. 그는 장애인과 교류 경험이 없던 청년들이 배려와 이해를 배우고 장애 청년 부모들로부터는 “자녀의 사회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오 단장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지금까지는 봉사단 독자적으로 움직였지만 앞으로는 지역 자원봉사센터나 복지관, 지자체와 협력해 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활동을 하고 싶다”며 “세상을 바꾸겠다는 거창한 목표보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포용적 단체를 만들고 싶다. 우리가 살고 싶은 차가운 지구, 포용력 넓은 따뜻한 동네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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