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시장 공략을 위해 탄생한 하림 김홍국 회장의 야심작 더미식은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해 왔다.
더미식은 라면을 시작으로 국물 요리, 즉석밥 등 제품 라인을 확대하고 인지도도 넓혀 왔지만 막대한 투자 비용 대비 수익성 개선이 요원하다.
하림은 더미식이 적자를 불리고 있음에도 여전히 성장 가능성과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더미식이 향후 반전을 보일 진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더미식, 출발은 좋았다
하림산업의 식품 브랜드 더미식은 지난 2021년 10월 하림을 육계 중심 기업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김홍국 회장의 큰 포부 아래 탄생했다.
광고 모델로 톱스타 이정재를 앞세워 선보인 더미식 브랜드의 첫 제품 장인라면은 출시 1개월 만에 300만봉을 돌파했다. 더미식 브랜드 출범 후 하림산업의 연매출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론칭 당시 김 회장은 더미식을 연매출 1조5000억원의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하림산업의 최고 매출은 지난해에도 802억원에 그쳤다.
하림산업은 매출원가가 매출액보다 더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원가는 매출 대비 500억원 이상 많은 1328억원을 기록했다. 하림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매출 원가는 14.7%로 보다 상승폭이 컸다.
프리미엄 전략, 무거운 결과
고물가와 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따지는 구매 성향으로 바뀌다 보니 더미식의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은 사실상 경쟁력을 잃었다. 더미식의 봉지면인 장인라면은 봉지당 2200원, 컵면 챔라면은 3800원으로 경쟁사 제품보다 가격이 약 2~3배가량 높다.
하림은 라면으로 시작된 더미식 HMR 제품 라인업을 국·탕·찌개·즉석밥·밀키트 등 폭넓게 구축하고 대형마트·편의점·온라인 채널까지 입점을 확대해 인지도도 넓혔지만 그에 비해 점유율 확대 효과는 미미했다. 더미식 라면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주력 경쟁사인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에 비해 턱없이 떨어지는 1%에 그쳤다.
하림산업은 야심차게 준비한 더미식 브랜드 론칭에도 불구하고 지난해까지 적자 폭도 늘었다. 하림산업의 최근 3개년 당기순손실은 1165억원(2022년), 1354억원(2023년), 1537억원(2024년)으로 3년 간 누적 적자가 4056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하림산업의 판매관리비는 지난 2022년 349억원에서 642억원(2023년), 751억원(2024년)으로 3년 새 115% 대폭 증가했다.
수익성 악화 속 투자 지속
하림은 적자 폭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비는 늘려왔다. 최근 3개년 하림산업의 경상연구개발비는 7억1728억원(2022년), 10억1558억원(2023년). 11억5708억원(2024년)으로 증가했다.
연구개발비 증가는 더미식을 향한 김 회장의 애착이 반영된 수치로 해석할 수 있다. 더미식 브랜드 장인라면은 김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며 연구개발에만 5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완성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출시 간담회 때 김 회장은 직접 라면 삶기를 시연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여전히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더미식에 대해 하림산업은 프리미엄 브랜드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할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하림산업은 지난 5월 할인 행사를 통해 최대 55% 할인된 금액으로 더미식 제품을 판매했으며 이달 초에는 2개 구매 시 50%를 할인해주는 대규모 판매 행사를 열었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판관비·연구비 증가에 더미식은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했는지를 묻는 더리브스 질의에 “공유할 수 없다”고 함구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미식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과 가치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으며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제품 라인업 확장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수익 구조 개선에도 꾸준히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달님 기자 pmoon55@tleaves.co.kr
Copyright ⓒ 더리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