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상기후 시대, 지속가능성을 품은 DN솔루션즈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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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상기후 시대, 지속가능성을 품은 DN솔루션즈의 도전

센머니 2025-08-28 12:54: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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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센머니 제작
사진=센머니 제작

[센머니=현요셉 기자] 전 세계가 유례없는 이상기후 현상으로 고통받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16일간 이어진 기록적인 폭염으로 1,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곳곳에서 번지는 산불은 더 이상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기상이변을 넘어, 기후변화의 ‘경고등’이 본격적으로 켜졌다는 신호다.

특히 유럽에서는 환경 규제가 점점 더 강도 높게 강화되고 있다. 최근 EU는 항공 부문에도 탄소배출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육상 운송을 넘어 모든 산업에 대한 탄소 책임 확대를 예고했다. 이는 대륙 전체가 탄소 감축을 절대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는 방증이자, 유럽 내 모든 경제 활동의 우선순위가 ‘지속가능성’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강력해진 환경 기준 속에서, 단순히 제품 경쟁력을 넘어 환경경영의 실질적 역량이 기업 생존의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제조업 중심의 한국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경고이자 도전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전 지구적 흐름 속에서, 한국의 공작기계 대표 기업이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국내 1위, 글로벌 3위 공작기계 기업인 ㈜DN솔루션즈(대표이사 김원종)가 독일의 하이엔드 프리미엄 공작기계 전문업체인 HELLER 그룹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시장 확대를 넘어, 환경과 지속가능한 미래 경영에 대한 전략적 비전을 실현하는 결정으로 해석된다.

■ 유럽 진출이 어려운 이유? 가장 높은 ‘환경 진입 장벽’

유럽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환경 규제 체계를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인 ‘EU 그린 딜’을 중심으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같은 제도적 장치가 기업의 친환경 경영을 강제한다. 이는 제조업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지며, 기업은 단순한 제품 품질을 넘어 ▲생산 공정 전반의 환경책임 ▲온실가스 배출량의 투명한 공개 ▲폐기물 관리와 자원 재활용 시스템 구축 등을 종합적으로 충족시켜야 한다.

따라서 유럽 시장 진출은 기술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환경에 대한 명확한 철학과 시스템, 그리고 이를 수치로 입증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뒷받침돼야 진입이 가능하다. 이런 배경에서 DN솔루션즈의 이번 헬러 인수는 단순한 M&A를 넘어서는 ‘전략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사진=DN솔루션즈, 독일헬러 그룹 로고
사진=DN솔루션즈, 독일헬러 그룹 로고

■ 독일 헬러 그룹, 지속가능성을 ‘경영의 축’으로 삼은 기업

인수 대상인 HELLER 그룹은 지속가능성을 단순한 이니셔티브가 아닌, 기업의 핵심 전략적 기둥으로 삼고 있는 기업이다. 기업 목표에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반 구축”이 명시되어 있으며, CFO 직속의 전략 이니셔티브로 전담 지속가능성 관리자 및 팀이 운영되고 있다. 이는 지속가능성이 단순히 환경 관리 수준에 그치지 않고, 재무적 가치 창출의 원천으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구조다.

특히 헬러는 ▲ISO 14001(환경 경영), ▲ISO 9001(품질 경영), ▲VDA 6.4(자동차 산업 품질 인증) 등 세계적 수준의 통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환경 효율성과 제품 품질, 공정 일관성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유기적으로 통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헬러는 환경경영을 '독립된 부서의 책임'이 아닌, 경영 전반의 일관된 철학과 시스템으로 내재화하고 있는 기업이다.

헬러 그룹은 매년 엄격한 기준의 온실가스 배출량(GHG)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ISO 14064 및 Greenhouse Gas Protocol 기준에 따라 작성된 이 보고서는 단순 자가 보고가 아닌, 감사 가능하고 검증 가능한 투명한 체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특히 2019년을 기준연도로 설정한 점은, 향후 감축 성과를 수치적으로 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선진적 체계다. 이는 DN솔루션즈와 같은 글로벌 본사의 ESG 전략에도 완벽히 부합하는 인수 대상임을 보여준다.

■ DN솔루션즈, 탄소 넷제로 향한 '한국형 ESG 모델' 구축

DN솔루션즈 역시 자체적으로 강력한 환경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2050년까지 탄소 ‘순 제로(Net Zero)’ 달성과 2030년까지 탄소 40% 감축이라는 중간 목표를 공식화했다. 1999년부터 ISO 14001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자원 관리와 폐기물 재활용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는 헬러의 ESG 전략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양사는 '친환경 기계산업 선도'라는 공동 비전을 공유하게 되었다.

헬러는 30년 이상 이어진 순환 경제 모델 ‘RE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기계 재조립 ▲오버홀 ▲재배치 등을 통해 공작기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하고, 자원 낭비를 줄이는 방식이다. 여기에 더해, 헬러는 대기 모드에서 에너지 소비를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인 ‘블루 패키지’를 통해, 고객사의 운영 비용과 탄소 발자국을 동시에 줄여주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DN솔루션즈는 헬러의 유럽 내 친환경 기술과 ESG 전문성을 활용하여 자사의 탄소 감축 목표를 가속화할 수 있다. 동시에 헬러는 DN솔루션즈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RE 비즈니스’와 ‘블루 패키지’를 더 넓은 시장에 확산시키는 새로운 성장 기반을 얻게 된다.

 

사진설명=김원종 DN솔루션즈 대표이사(왼쪽에서 두번째)가 지난 26일(현지 시각) 독일 뉘르팅겐(Nürtingen)에서 HELLER 홀딩스(HELLER Holding SE & Co. KGaA) 최대주주와 만나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설명=김원종 DN솔루션즈 대표이사(왼쪽에서 두번째)가 지난 26일(현지 시각) 독일 뉘르팅겐(Nürtingen)에서 HELLER 홀딩스(HELLER Holding SE & Co. KGaA) 최대주주와 만나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 DN솔루션즈, 글로벌 공작기계 시장 선도…HELLER 인수 시 연결 매출 3조원 전망

1976년 설립된 DN솔루션즈는 터닝센터와 머시닝센터를 중심으로 400여 종의 공작기계 라인업을 갖춘 글로벌 대표 공작기계 기업이다. 66개국 140여 개 해외 딜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자동차, IT/반도체, 항공우주, 의료, 에너지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고정밀·고내구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DN솔루션즈는 DNT, DNM, SMX, DVF 등 글로벌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런칭했으며, 4축, 5축, 복합기 장비와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한 스마트 머신,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 디지털 가공 시대에 발맞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공작기계는 일명 'Mother machine'으로, 절삭기계와 변형기계로 나뉜다. DN솔루션즈는 사과 껍질을 깎는 원리와 유사한 선삭 가공 방식의 터닝센터와, 공구가 회전하며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여 형상을 만들어내는 머시닝센터 등 전통적 장비는 물론, 스위스턴, 문형기, 보링머신과 같은 특화 기종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복합 다기능 장비 수요에 맞춰, 단일 기계에서 복잡한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복합 가공기 및 5축 가공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독일 HELLER 그룹 인수가 완료될 경우, DN솔루션즈의 연결 매출은 약 3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센머니 제작
사진=센머니 제작

■ 기후 위기의 시대, 공작기계도 ‘지속가능성’을 말하다

공작기계는 흔히 ‘기계를 만드는 기계(Mother machine)’로 불린다. 과거에는 정밀도와 내구성, 생산성이 최고의 가치였지만, 이제는 ‘환경 효율성’과 ‘지속가능한 가공 솔루션’이 그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DN솔루션즈와 헬러의 결합은 단순한 제조업의 결합이 아니라, 기계산업 전반에 ‘지속가능성’을 이식하는 선도적인 시도다.

이번 인수를 통해 DN솔루션즈는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축이 된 ‘제조업의 친환경 전환’. 이번 인수는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이라는 전통적 기준을 넘어서, 지속가능한 경영 철학을 가진 기업들이 어떻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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