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에서 '아밀린 작용제'로 글로벌 비만치료제 개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 권해순 연구원은 28일 'GLP-1은 가고 이제는 아밀린' 보고서에서 "GLP-1 계열 치료제들은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에도 불구하고 위장관 및 근육량 감소 등 부작용을 보인다"며 "차별화된 아밀린 유사체 개발이 가속화되며 비만 치료제 시장의 트렌드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밀린(Amylin)은 췌장에서 인슐린과 함께 분비돼 포만감을 촉진해 식후 혈당 조절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다. 아밀린 기반 치료제는 GLP-1의 위장관 부작용과 근육량 감소 등을 보완할 기전적 차별성이 있다는 게 권 연구원의 설명이다.
권 연구원은 "위장관에 직접 작용하기보다 식욕 중추를 자극해 포만감을 유도, 위장관 자극이 완화돼 우수한 내약성을 보인다"며 "또 지방 위주로 체중이 감소해 근육 손실이 상대적으로 적은 임상 결과가 나타난다. 주로 GLP-1과의 병용요법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경구용(먹는) 제제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아밀린 작용제를 확보하기 위한 기술 거래는 최근 들어 활발해졌다. 로슈는 지난 3월 덴마크 바이오기업 질랜드 파마와 장기 지속형 아밀린 유사체 개발을 위한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로슈는 질랜드 파마가 개발 중인 아밀린 유사체 '페트렐린타이드'의 공동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같은 달 미국 애브비도 덴마크 구브라가 개발 중인 지속형 아밀린 유사체 물질 'GUB014295'를 확보했다.
또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아밀린 파이프라인 임상 데이터가 발표됐다. 노보 노디스크의 '카그리세마'는 임상 3상이 완료됐다.
권 연구원은 "위고비, 젭바운드 등 GLP-1 주사제의 매출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내년에는 경구용(먹는) 세마글루타이드(25㎎), 저분자 경구용 제제(오포글리프론), 카그리세마가 출시되며 비만치료제 상업화 시장의 트렌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노보 노디스크의 '카그리세마'와 '아미크레틴'이 모두 임상 3상 중으로, 개발 단계에서 앞서 있다. 카그리세마는 2026년, 아마크레틴은 2028년 이후 상업화 가능할 것으로 권 연구원은 전망했다.
뒤를 이을 일라이 릴리의 '엘로랄린타이드', 로슈·질랜드의 '페트렐린타이드', 아스트라제네카의 'AZD 6234'가 임상 2상 중이다. 애브비는 1상 단계에 있다. 멧세라는 아밀린 장기 지속형(월 1회) 제제를 1상에서 개발 중이다. GLP-1 'MET-097i'와 병용해 감량 효과 제고를 시도 중이며, 올해 말~내년 초 일부 임상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권 연구원은 예상했다.
노보 노디스크가 아미크레틴 경구 제형을 개발하는 등 먹는 아밀린 작용제도 연구되고 있다.
권 연구원은 "비만 치료제 개발 및 상업화 트렌드가 GLP-1 중심에서 아밀린 기반 치료제로 변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초기 단계의 GLP-1 기전에 집중된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가능성에 대해선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모두서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