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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안정권 ‘아직’…환율·물가·관세 불안까지
한은 금통위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앞서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하했다.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한 이후 두 차례 연속 동결이다. 부동산 가격과 가계대출이 급등하자 동결을 택했다.
이미 시장에선 금통위가 이번 회의에서도 금리를 동결할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8∼21일 53개 기관의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84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 불안정이 계속되고 외환시장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는 점을 동결의 이유로 꼽았다.
올해 2분기 가계빚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52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24조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1분기 가계신용이 1928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다시 한번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최근엔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주춤해졌지만, 송파구와 성동구 등 재건축 이슈 단지 등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9일 기획재정위원회 임시국회에서 “서울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해, 다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환율도 금리 인하를 하기에는 부담이다. 전날 환율은 정규장에서 1396.3원으로 마감하며 1400원을 위협하고 있고, 장중 변동성도 큰 상황이다. ‘환율 1400원’은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고, 외환당국의 개입도 가능해지는 레벨이다. 이 총재는 “환율은 1300원대 중후반에서 상당폭 등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여름 폭염과 폭우로 인해 농축산물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도 금리 인하를 망설이게 한다. 또 미국과의 상호관세를 15%로 체결한 후 수출은 아직 호조를 나타내고 있지만, 관세로 인한 경제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
◇‘10월 금리 인하’에 쏠리는 눈
다음 금통위 회의인 10월에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인지가 시장의 관심사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등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차기 인하 시점에 대해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오는 10월로 예상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여전히 낮은 성장률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 주장이 가능하나, 금융안정 요인을 감안하면 8월보다는 10월 인하가 더 적절하다”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80~90%대까지 올라가고 있는 만큼, 9월 연준 금리를 확인한 후인 10월에야 한은도 움직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몇 명이 나올지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만약 2명 이상의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시장의 10월 금리 인하 기대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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