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후벵 아모림 감독이 하부리그 팀 상대로 졸전 끝에 패배하며 고개를 숙였다.
28일(한국시간) 영국 클리소프스의 블런델 파크에서 2025-2026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2라운드 경기를 가진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리그투(4부) 구단 그림스비타운과 정규시간에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1PK12 탈락을 당했다.
경기 내용은 졸전 그 자체였다. 전반 22분 빌드업 실수로 공격권을 내줬고 그림스비의 측면 공격을 허용한 맨유는 찰스 버넘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30분에는 안드레 오나나의 공중볼 처리 실수가 빌미를 제공했다. 코너킥을 짧게 연결한 뒤 버넘이 올린 크로스를 오나나가 제대로 쳐내지 못했고 근처에 있던 타이렐 워렌이 마무리했다.
순식간에 2실점을 허용한 맨유는 후반 시작과 동시 주전 선수를 대거 투입했다. 뒤늦게 고삐를 당긴 맨유는 경기 막판이 돼서 간신히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후반 30분 코비 마이누의 전진패스를 받은 브라이언 음뵈모가 골문 왼쪽 구석을 노린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추격골을 만들었다. 후반 44분 해리 매과이어의 천금같은 헤더 동점골이 터졌다. 이후 2라운드 규정에 따라 연장전 없이 승부차기가 전개됐다. 맨유는 13번 키커까지 가는 초접전 끝에 음뵈모의 실축으로 고개를 숙였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맨유다. 지난 시즌 1974년 강등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5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올여름 아모림 감독 체제에서 반등을 다짐한 맨유는 과감한 투자로 그토록 바라던 공격진 보강에 성공했다. 새 시즌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 충분했으나 시즌 초반부터 졸전에 졸전을 거듭 중이다. PL 개막전 준수한 경기력으로 아스널과 1-1 무승부를 거뒀지만 이후 풀럼과 2라운드 무승부, 4부 그림스비와 리그컵 패배로 또다시 최악의 출발을 반복하고 있다.
경기 후 아모림 감독은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며 한탄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충격적이다. 우리는 지금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여러 가지와 싸우려고 하지만 이런 순간이 오면 반드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무언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다시 22명의 선수를 바꿀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모림 감독은 그림스비전이 단순한 1패를 넘어 전술적 완패라고 인정했다. “2-0에서 따라잡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경기 내내 팀이 보여준 신호가 더 중요하다. 경기 시작부터 그랬다. 오늘은 상대가 더 나았다. 경기 시작부터 격렬함이 전혀 없었고, 압박 전술도 완전히 무너졌다. 설명하기조차 어렵다. 경기에서 지더라도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한다면 다른 얘기다. 하지만 오늘처럼 전혀 다른 부정적인 모습을 봤다면, 그건 말하기조차 힘들다”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아모림 감독은 팬들에게 사과하며 반등을 다짐했다. “팬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그들은 항상 저와 팀을 지지해줬다. 오늘은 그저 미안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이제 주말에 경기가 있고, 이후 2주간 시간이 있다. 우리는 그때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각오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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