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파마들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중 일라이릴리가 26일(현지시간) 비만치료제 알약 ‘오르포글리프론’의 3상 임상시험에서 비만 및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체중을 평균 10.5% 감량시키는 효과를 확인했다며, 경구용 비만치료제 시장 선점에 한 발 앞서 나갔다.
◆ 일라이릴리, 경구용 비만치료제 임상 성공
릴리는 비만 또는 과체중 및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ATTAIN-2 임상시험에서 오르포글리프론이 주요 평가변수를 모두 달성했다고 밝혔다.
72주간 진행된 시험에서 오르포글리프론 36mg을 하루 한 번 복용한 환자들은 위약군 대비 평균 10.5%(22.9파운드)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
특히 이 약물은 음식이나 물 섭취 제한 없이 복용할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이 개선됐다.
릴리의 최고 과학 책임자 다니엘 스코브론스키는 “이 알약이 비만 및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전례 없는 효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오르포글리프론의 세 가지 용량 모두 1차 및 주요 2차 평가변수를 충족하며 상당한 체중 감소와 혈당(A1C) 수치 개선, 심장대사 위험 요인 완화 효과를 보였다.
자세한 임상결과는 향후 의학 학회와 학술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 글로벌 빅파마, 경구용 제제 개발 경쟁 치열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릴리의 젭바운드(한국명 마운자로)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는 모두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다.
하지만 환자 편의성과 시장 확대를 위해 주요 제약회사들이 경구용 제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
노보 노디스크는 주사형 GLP-1 성분의 알약 버전인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로 후기 임상에서 약 15%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이 약물은 현재 규제 검토를 받고 있으며 2025년 말 미국 FDA 승인 결정이 예상된다.
▲머크
머크는 중국 한소파마와 경구용 소분자 GLP-1 작용제 HS-10535를 초기 임상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중국 에코진과 1일 1회 투여 알약 ECC5004를 개발 중이며, 초기 임상에서 유망한 체중 감량 신호와 양호한 안전성을 확인했다.
▲로슈
로슈는 카못 테라퓨틱스 인수 후 경구용 GLP-1 작용제 CT-966을 개발하고 있다. 이 약물은 작년 초기 임상에서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에서 4주 내 위약 대비 6.1%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화이자 개발 중단…내약성 문제
반면 화이자는 1일 2회 투여 경구용 GLP-1 작용제 다누글리프론 개발을 중단했다. 중간단계 임상에서 내약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500억 달러 시장 형성 전망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젭바운드(한국명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2030년대 초반까지 1,500억 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구용 제제가 주사제만큼의 효과를 입증할 경우 시장 접근성과 환자 순응도가 크게 개선되어 시장 확대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릴리의 이번 임상 성공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경구용 제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주사에 대한 부담 없이 복용할 수 있는 알약형 비만치료제가 상용화되면서 더 많은 환자들이 효과적인 비만 치료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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