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한 콜라보’ 원규희 대표 “정보의 격차는 곧 삶의 격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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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한 콜라보’ 원규희 대표 “정보의 격차는 곧 삶의 격차다”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08-28 02:15:00 신고

3줄요약

“정책은 특정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원규희 ‘도도한콜라보’ 대표는 정책을 모른 채 살아온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해, 필요한 사람에게 정보가 도달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했다. 정보의 격차는 곧 삶의 격차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절실히 체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열고닫기’라는 플랫폼을 통해 청년들이 정책을 생활 정보처럼 쉽게 접하고, 실제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도도한콜라보'와 '열고닫기'에 담긴 철학과 함께, 원 대표와 정책, 일,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도도한콜라보'의 원규희 대표
사진='도도한콜라보'의 원규희 대표

Q. 정책 활용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던 계기가 있으셨다고요?

 과거의 저 역시 “정책은 나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별한 사람만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라 여겼고, 직접 찾아보려 하지도 않았죠. 그런데 구직 과정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막상 정책이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고, 이미 기회를 놓친 뒤였죠. 반면 정책을 잘 아는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알게 됐어요.

 정보의 격차는 단순히 알면 좋은 수준이 아니라, 실질적인 삶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요. 그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창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Q. 안정적인 커리어를 이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대학생 때부터 언젠가 창업을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계약학과 재학 중 대기업 인턴을 경험했고, 졸업 후 연구직으로 가는 길이 거의 확정된 상태였어요. 하지만 인턴 생활을 하며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제 삶에 맞지 않다는 걸 느꼈죠. 이후 공무원 준비도 했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안정된 삶도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어요. 제가 가진 강점이나 적성을 발휘하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창업에 대한 결심으로 이어졌습니다.

Q. 그럼 창업 아이템보다 창업 자체가 먼저였던 셈이네요.

맞습니다. 처음엔 뚜렷한 아이템이 없었어요. 그래서 경험을 쌓기 위해 대기업, 공기업, 지자체 등 다양한 조직에서 의도적으로 일했습니다. 계약직이나 프로젝트 단위로 일을 하며 틈틈이 세미나와 강연을 들었고, 재무, 브랜딩, 정책 등 창업에 필요한 요소를 하나씩 공부했어요. 그렇게 하나하나 블록을 쌓듯 준비했습니다. 결국 제가 경험한 모든 것들이 지금 ‘열고닫기’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 창업 전과 후, ‘정책’이란 단어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창업 전에는 정책을 단순한 정부의 지원이나 혜택쯤으로 여겼어요. 하지만 지금은 저 자신도 정책을 발판 삼아 창업한 것처럼, 정책은 누군가의 삶을 지탱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하는 디딤돌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게 정책은 ‘삶을 바꾸는 정보’ 그 자체입니다.

Q. ‘도도한콜라보’와 ‘열고닫기’, 이 이름들에 어떤 철학이 담겨 있나요?

‘도도한콜라보’’는 도시에 사는 청년들이 도도하고 당당하게 사회와 조화를 이루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처음 창업할 땐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처럼 회사를 브랜드처럼 키우고 싶은 마음이 강했어요. ‘열고닫기’는 좋은 정보가 담긴 상자 같은 플랫폼을 상상하며 만든 이름이에요. 필요한 순간, 필요한 정보를 우선순위에 따라 열고 닫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Q. ‘열고닫기’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정책 플랫폼은 많이 있지만, 대부분 딱딱하고 접근하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우리는 이를 사용자 경험에서부터 바꾸고자 했습니다. 첫째,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전국의 청년 정책 4천~5천 개를 매년 수집하고, 개인 맞춤형으로 큐레이션합니다. 둘째,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고문이 아니라 콘텐츠 형태로 설명하고, 유튜브 영상으로 실제 신청 과정을 보여주기도 하죠. 이해를 돕기 위해 정책 용어를 쉽게 바꾸는 작업도 병행합니다. 결국 '정책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저희가 가장 집중하는 지점입니다.

Q. 정책 추천 기능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본 원칙은 무엇이었나요?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신뢰성. 공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신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둘째, 개인화. 청년 각자의 상황에 맞는 정책만 보여줍니다. 셋째, 실행 가능성. ‘지금 당장 신청할 수 있는 정책’만 추천합니다. 과거 정책을 보여줘봤자 실질적인 효용이 없기 때문에, 항상 ‘지금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의성과 활용성에 중점을 두고 설계했습니다.

Q. 청년들이 정책을 활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책 자체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접근할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필요한 순간엔 필사적으로 찾지만, 많은 경우 정책의 존재조차 모른 채 지나가죠. 매일 정책 뉴스를 챙겨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고, 한두 번 실패 경험이 누적되면 스스로 문을 닫게 됩니다. 결국 ‘내가 해당될 리 없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는데, 이런 심리적 장벽이 가장 큰 진입장벽인 것 같아요.

Q. 정책 사각지대 청년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해당 사업들을 조금 더 우선적으로 챙기고 올려놓고자 해요. 자립준비 청년, 고립 청년, 이주 청년 등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들에게는 공공보다 오히려 민간, 재단, 스타트업에서 더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민간 프로그램들을 선별해 ‘열고닫기’에 반영하고, 홍보 파트너로 함께 협업하는 프로젝트도 다수 진행했습니다. 정책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메우기 위한 시도들이죠.

Q. 창업 이후 기억에 남는 사용자 피드백이 있을까요?

한 청년이 ‘열고닫기’를 통해 정책을 신청하고, 학원 등록비를 해결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또 다른 청년은 인스타그램과 뉴스레터를 통해 꾸준히 정책 정보를 받아보고 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해주기도 했죠. 기관 측에서 모집이 원활히 진행됐다며 감사하다는 연락을 주신 적도 있고요. 이런 피드백이 저희가 존재하는 이유인 것 같아요.

Q. ‘청년의 지갑을 여는 수익 모델은 지양한다’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구조를 만든 비결은요?

정책 정보는 공공재입니다. 청년들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대신 수요가 있는 곳, 즉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공공기관, 대학, 금융사와의 협업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리서치, 타깃 마케팅, 홍보 솔루션 등을 제공하고 있죠. 정보를 필요로 하는 두 주체를 연결하면서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Q. 정책을 넘어 금융, 일자리, 교육까지 확장하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고 계신가요?

정책은 삶의 전반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특히 청년들에게는 금융 → 일자리 → 교육이라는 흐름이 중요합니다. 지금은 금융 연계 서비스를 중심으로 시작했고, 앞으로는 고용과 교육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최종적으로는 각 개인의 상황에 맞춘 정책, 금융, 커리어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AI 기반 생애설계 에이전트’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대표님에게 ‘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일은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단순히 시간과 돈을 교환하는 활동이 아니라, 제가 설계하고 실현할 수 있는 그릇이자 성장의 기회예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지금의 저를 있게 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창업을 준비 중인 청년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창업은 좋은 아이템이나 대단한 스펙으로만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중요한 건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알고, 꾸준히 쌓아가는 힘입니다.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을 수 있고, 성실함과 지속성이 결국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지금이 바로 도전해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일 수 있어요. 한 걸음 내디뎌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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