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천] 김희준 기자= 이정효 감독이 승리에도 경기력에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27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을 치른 광주FC가 부천FC1995에 2-1로 이겼다.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던 광주는 1, 2차전 합계 4-1로 결승에 올랐다.
이날 광주는 전반에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부천에 밀리는 흐름이었고, 전반 추가시간 1분에는 김경민 골키퍼의 실수로 이의형에게 선제골까지 내줬다.
그래도 후반에 경기를 뒤집으며 최종 승자가 됐다. 광주는 후반 11분 정지훈이 올린 크로스를 조성권이 헤더로 마무리하며 경기 균형을 맞췄다. 이어 후반 35분에는 최경록이 낮게 보낸 패스가 수비를 통과했고, 달려온 신창무가 마무리하면서 경기를 끝냈다.
이 감독은 우선 부상자 없이 결승에 진출한 것에 만족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다행히 부상자 없이 경기가 마무리됐다. 많은 일이 있었고, 힘든 일도 있었는데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광주FC 창단 이래 처음으로 코리아컵 결승까지 올랐던 것에 칭찬해주고 싶다"라며 "원정팬들도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줬다. 선수들이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서 팬들이 즐겁게 경기를 본 것 같아 다행"이라고 총평했다.
결승 상대는 전북현대다. 이 감독은 "여기서 말 잘못하면 다른 팬들에게 욕을 많이 먹을 것 같다. 누가 됐든 우리는 결승에 진출했고, 잘 준비해서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후 이 감독은 좋지 않았던 전반 경기력을 성토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전반에 너무 부진해서 프리드욘슨 교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전반 끝나고 말로는 안 하고 얼굴과 눈으로 심하게 욕을 했다. 선수들에게 전술적으로 짚어주고 후반전을 준비했다"라며 "전반 경기 후에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 후반에 에너지를 쏟고 어떤 동기부여를 해야 할까, 전술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고민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경기력의 어떤 부분이 미흡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후에 영상을 보고 이야기하겠다. 어떻게 이야기할지 고민이 많이 된다"라고 입을 닫았다.
이날 이 감독은 경기 후 팬들의 결승 진출 기념 세리머니를 서서 관람했다. 선수들이 모두 앉아서 본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 감독은 "서포터 분들께서 선수들 보고 편안하게 앉아서 세리머니를 보라고 이야기했다. 나는 그냥 서있었다. 의미는 없다"라고 짧게 답했다.
경기력 여하와 관계없이 결승 진출에 의미를 두겠다는 이 감독은 "다행히 12월 6일이면 우리가 리그를 다 치르고 나서다. 선수들을 12월 6일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에너지가 나올 것 같다. ACL 나가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있다. 오늘 경기력보다 끌어올려야 한다. 선수들이 많은 경기 때문에 지쳤을 것 같은데 그래도 결과를 낸 것에 칭찬하고 싶다. 제주SK 원정 생각에 복잡하다"라며 당장 다음 리그 경기부터 차근차근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광주는 이번 시즌에도 정호연과 같은 핵심 선수들을 내보냈음에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 코리아컵 결승 등 성과를 냈다. 리그에서는 아슬아슬한 흐름이지만 아직 상위 스플릿권인 6위에 올라있다.
이번 시즌 기대치와 현 상황의 간극에 대해 이 감독은 "기대치는 높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과 붙기 전까지는 높았다. 붙고 난 후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걸 깨달았다. 그래도 현재 위태위태한 6위지만 선수들은 잘 이겨내고 있다. 6위 안에 어떤 팀이 들어갈지 모르겠지만, 파이널 B에 있는 팀들은 매 경기 사투를 벌일 것 같다. 힘든 파이널 B가 될 거라 예상한다"라며 하위 스플릿에 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암시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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