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경기에서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하다 퇴장 명령을 받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조성환 감독대행이 항의에 나선 근거를 직접 밝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조 감독대행은 전날(2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비디오 판독 결과에 이의를 제기해 퇴장 조치됐다.
문제의 장면은 6회에 연출됐다.
두산이 0-3으로 뒤진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오명진은 삼성 선발 원태인의 5구째 시속 124㎞ 체인지업을 잡아당겼고, 타구는 우측 외야 파울 라인 근처에 떨어졌다.
방송 중계 화면에는 타구가 떨어지자 흰색 페인트 가루가 튀는 장면이 보였다.
이에 오명진은 2루까지 내달려 득점 찬스를 엿봤으나 1루심은 파울이라고 선언했다. 그러자 두산은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1분12초의 기나긴 판독 과정을 거쳤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파울 선언이 확정되자 조 감독대행은 더그아웃에서 뛰어나와 그라운드로 향했다.
조 감독대행은 1루심에게 차분하게 파울 판정에 대해 어필했으나 선수단 및 구단 관계자가 비디오 판독에 항의할 경우 퇴장이 선언된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규정에 따라 퇴장 명령을 받았다.
조 감독대행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번복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누군가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나갔다"고 속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최종 판정은 심판이 아닌 판독실에서 하기 때문에 막상 나가서 크게 논할 게 없었다"면서도 "우리 팀 선수 중 누구라도 억울한 면을 갖고 있다면, 그걸 대변하기 위해 내가 맨 앞에 서 있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당시 조 감독대행이 항의한 근거는 2가지였다.
타구가 선상에 떨어져 흰색 페인트 가루가 튀었다는 점과 선상에 페인트칠을 해놔 깊게 홈이 패었는데, 타구가 그 홈에 떨어져 튀어 크게 굴절됐다는 점이다.
조 감독대행은 "그 순간에 전광판에 나오는 화면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페어라고 생각했던 기준은 하얀 가루보다는 페인트칠로 인해 선상에 홈이 파여 있는데, 공이 그 홈을 맞고 크게 굴절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이 라인에 떨어지지 않았더라면 그 정도로 굴절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선수가 안타 하나를 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데, 감독으로서 (판정을) 뒤집을 순 없어도 선수들을 대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 감독대행은 현역 선수 시절에 퇴장을 받은 적이 없어, 이번이 그의 커리어 첫 퇴장이었다.
한편 두산은 전날 경기 종료 후 "KBO에 명확한 판독 근거를 설명해달라는 항의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항의 메일은 발송하지 않았다. 조 감독대행은 "아직 KBO로부터 따로 설명을 듣진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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