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황희찬(울버햄프턴)이 9월 A매치 명단에서 제외됐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 축구의 16강을 이끌었던 ‘월드컵 히어로’가 소속팀 출전 기회 부족이라는 현실 앞에 멈춰 섰다.
홍명보 감독은 25일 9월 미국 원정 A매치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7일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에서 미국과, 10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멕시코와 맞붙는다. 손흥민(LA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주축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고, 혼혈 미드필더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도 처음 발탁됐다. 그러나 황희찬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최근 두 시즌 동안 기복이 심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5경기 2골 1도움에 그쳤다. 올 시즌 개막 후에도 교체로만 두 차례, 총 20분을 뛰는 데 그쳤다. 2023-2024시즌 13골 3도움을 기록했던 전성기와는 분명 거리가 있다.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팀 내 입지가 불안정해진 상황은 대표팀에도 영향을 미쳤다.
홍명보 감독은 황희찬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월드컵 본선에는 무엇보다 꾸준한 경기 출전이 중요하다”며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번 명단에 황희찬 대신 정상빈(세인트루이스), 배준호(스토크시티), 이동경(김천), 이재성(마인츠) 등이 포함됐다. 손흥민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무대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오현규(헹크)는 시즌 초반 5경기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황희찬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크리스털 팰리스가 임대 영입을 원하는데, 울버햄프턴에서 입지를 잃은 상황에서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협상이 결렬되면 현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홍명보 체제에서 ‘출전 시간’은 대표팀 승선의 절대 조건이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예선에서 힘을 보탠 몇몇 선수가 이번 명단엔 없지만 충분히 검증된 자원이다. 언제든 다시 부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소속팀에서 꾸준히 뛰지 못한다면 대표팀 자격도 잃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홍명보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을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경기 출전을 선발의 핵심 기준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황희찬은 명단 제외 직후 의미 있는 무대에 섰다. 27일 열린 리그컵 2라운드 웨스트햄전에서 시즌 첫 선발로 나섰고 주장 완장까지 찼다. 후반 36분 교체될 때까지 뛰며 팀의 3-2 승리에 힘을 보탰다. 약 6개월 만의 선발 출전이었다. 전반 43분 페널티킥은 골대를 맞아 무산됐으나 곧바로 선제골로 이어졌다. 울버햄프턴은 후반 역전을 허용했지만 막판 연속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주장으로 나선 황희찬의 출전은 상징적이었지만, 대표팀 복귀를 위해서는 꾸준한 리그 출전이 여전히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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