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는 아닌 것으로 파악…유족 요청에 부검은 않기로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박수현 기자 = 27일 오전 찾은 서울 강서구 한 12층 오피스텔.
전날 밤 세 모녀가 추락한 건물 옥상에는 사건 당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 의자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참극이 일어난 곳이지만 옥상까지 올라가는 데 별다른 제지는 없었다.
폴리스 라인은 이미 바닥에 떨어진 상태였고,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주차장에는 미처 지우지 못한 혈흔이 보여 사건의 참혹함을 짐작게 했다.
인근에서 만난 배달 기사는 "가장 바쁜 밤 시간대에 소방차와 경찰차가 모여있어 불이 난 줄 알았다"라며 "지나가며 들으니 참변이 있었다고 들었다더라"고 안타까워했다.
한 주민은 "사람 사는 데 와서 무엇을 하는 것이냐"며 기자에게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경찰은 사업가로 알려진 남편 등을 참고인 조사한 뒤 일단 세 모녀의 죽음에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휴대전화 포렌식을 검토 중이다.
일단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숨진 세 모녀는 극단적인 생활고에 내몰린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 관계자는 "숨진 분들은 기초생활 수급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10대로 알려진 두 딸이 함께 큰 저항 없이 함께 극단 선택으로 세상을 등진 점이 쉽게 설명이 안 된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사건 전후 폐쇄회로(CC)TV 영상을 살펴보는 중"이라며 "유족의 의견을 반영해 부검은 의뢰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모녀는 전날 오후 9시30분께 거주하던 염창동의 오피스텔 건물 12층 옥상에서 추락했다.
이 가운데 40대 모친과 10대 딸 1명은 현장에서 숨졌다. 다른 딸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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