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 영국개혁당(Reform UK)의 나이젤 패라지 대표가 자신이 집권할 경우 모든 불법 이민자를 구금하거나 추방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더타임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패라지 대표는 26일(현지 시간) 영국 키들링턴 옥스퍼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5년 이내에 불법 이민자 최대 60만명을 추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패라지 대표는 "소형 선박으로 입국한 사람 중 4분의 3 이상이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온 젊은 불법체류 남성이며, (영국에) 동화될 가능성이 낮고 여성에게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법으로 영국에 입국하면 구금되거나 추방되며, 절대로 영국에 머물 수 없다"며 "이 젊은이들이 우리나라에 불법으로 들어오는 것은 침략(invasion)"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법 이민자 중 아동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서는 "훨씬 복잡하다"면서도 "여성과 아이들, (영국에 불법으로) 도착하는 모든 사람들은 구금될 것"이라고 예외는 없다고 했다.
이를 위해 체류 권한이 없는 이들을 대량으로 구금하고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에 나서고, 유럽인권조약(ECHR)에서도 탈퇴한 뒤 영국 차원의 별도 인권 규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공군 잉여 기지 등을 활용해 국내 구금 역량을 확대하는 한편, 아프가니스탄·에리트레아·이란 등과 협의해 이민자 송환에 나서겠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을 설명하지는 않았다.
이민자들이 강제 송환될 경우 본국에서 박해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낫다"며 "세계의 모든 죄악에 대해 우리가 책임질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영국에 접수된 망명 신청은 10만8100건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현 시점 기준 올해 소형 선박으로 영국에 들어온 인원은 2만894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늘었다.
영국개혁당은 현재 하원 총 650석 중 5석만 점유하고 있지만, 지난 5월 유고브 여론조사에서 29% 지지율을 확보해 1위에 오른 인기 정당이다. 집권 노동당(22%)을 7%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실제로 같은 달 치러진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노동당 '텃밭'에서 승리하는 등 2029년 차기 총선에서는 다수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집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은 비판을 쏟아냈다. 노동당 당수인 키어 스타머 총리는 ECHR 탈퇴에 대해 "진지하지 않은 제안"이라고 평가절하하며 "(탈퇴시) 러시아·벨라루스와 같은 진영에 속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에드 데이비 자유민주당 대표는 "패라지는 애국을 가장하면서 세계 인권을 선도해온 영국의 자랑스러운 업적을 훼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며 "그의 포퓰리즘은 추악하고 파괴적"이라고 규탄했다.
ECHR 탈퇴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케미 베이드녹 보수당 대표도 "'탈퇴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계획이 아니다"며 "개혁당은 제대로 된 사고를 하지 않고 우리의 과제를 베낄 뿐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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