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외래 관광객 역대 최대지만…관광수지는 '속 빈 강정'

관광객으로 붐비는 명동거리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2025년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883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관광수지는 52억 달러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야놀자리서치는 27일 발간한 ‘2025년 상반기 인바운드 및 아웃바운드 관광 실적’ 보고서에서 “외래 관광객 수는 늘었지만 관광수입이 회복되지 않아 2019년 상반기(41억 8000만 달러 적자)보다 상황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방한 외래관광객 수 및 1인당 지출액 변화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843만 9000명)를 넘어섰다. 특히 미주와 유럽 관광객은 각각 46.2%, 18.8% 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1인당 지출액은 2019년 1225달러에서 1012달러로 17.4% 감소했고, 전체 관광수입도 89억 4000만 달러로 13.6% 줄었다.

주요 원인으로는 △단체여행 비중 급감(2019년 15.1% → 2025년 1분기 8.6%) △쇼핑 선택 비율 하락(92.5% → 79.4%) △소비 여력이 작은 크루즈 관광객 급증(9만 명 → 46만 명) 등이 지목됐다.

2025년 상반기 관광수입(억 달러)

한국인의 해외여행은 팬데믹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상반기 해외여행객은 총 1456만 4000명으로, 일본(478만 3000명)과 베트남(220만 8000명)이 인기 목적지로 꼽혔다.

해외여행 지출은 141억 4000만 달러에 달해 2019년 수준을 회복했지만, 외래 관광객의 국내 소비는 89억 4000만 달러로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관광수지는 52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방문객 수 증가에도 수익은 정체됐다.

2025년 상반기 관광지출 (단위 : 억 달러)

야놀자리서치 홍석원 수석연구원은 “관광객 수 증가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저가 관광 구조가 고착화되면 한국 관광의 미래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오는 9월 29일부터 허용되는 중국 단체관광 무비자 입국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경희대 최규완 교수는 “과거 한국 관광 수입을 이끌었던 중국 중장년층의 고부가 소비 회복이 하반기 반등의 핵심”이라며 “이번 기회를 단순한 관광객 수 확대가 아닌 질적 소비 구조 회복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