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통일교 자금 수수' 의혹 권성동, 특검 출석…한덕수, '내란방조혐의' 영장심사

특검 출석하는 권성동 의원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김건희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특검)이 27일 통일교 청탁 의혹에 연루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권 의원은 특검의 수사를 비판하며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이나 정치자금 등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반면, '통일교 키맨'으로 꼽히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권 의원에게 수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은 이날 비상계엄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한다. 

한 전 총리는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 선포문을 직접 받았다"고 진술하며 기존 입장을 뒤집으며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지 혹은 특검의 주장대로 범죄 중대성과 증거 인멸 우려를 인정할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오는 28일에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5차 공판이 진행된다. 윤 전 대통령은 구속된 후 재판과 특검 조사에 모두 불응하고 있어 이날 재판에도 불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특검은 같은날 김건희씨를 네번째 소환한다. 특검팀은 당초 이날 김씨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김씨측이 건강상 이유로 조사에 응하기 어렵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자 28일로 다시 통보했다. 특검팀은 29일 김씨를 구속기소한다는 방침이다. 

권성동, 특검 출석 "결백하고 당당…없는 죄 못 만들어"

특검, '통일교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 가닥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김건희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날 권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47분께 특검 조사실로 들어가면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이나 정치자금 등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권 의원은 "특검 측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저는 결백하기 때문에 당당하다"며 "특검은 국가기밀 내용을 특정 언론과 결탁해 계속 흘리면서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저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지난 문재인 정부 때도 정치 탄압을 받았지만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며 "이번에도 있는 그대로 다 진술하고 반드시 무죄를 받도록 하겠다. 특검이 아무리 무리수를 쓴다한들 없는 죄를 만들 순 없는 것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야당인 국민의힘의 뿌리를 뽑을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 등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번 밝힌 바와 같이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어떠한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날 권 의원을 대상으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는지를 따져 물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8일 특검팀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청탁금지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윤 전 본부장은 건진법사 전성배씨(구속기소)에게 ▲6000만원대 그라프사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 가방 2개 ▲천수삼 농축차 등을 건네고 김건희씨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히, 윤 전 본부장은 특검 조사에서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넸고, 같은 해 2~3월 대선을 전후해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금품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쇼핑백을 두 차례 받아갔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금품의 대가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윤 전 본부장의 독대를 주선하고, 통일교 쪽에 한 총재 관련 원정도박 의혹 수사 정보를 전달했다고 본다. 

이는 윤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에 적시된 내용이다. 경찰은 2022년 6월 한 총재 등이 교단 자금으로 미국에서 600억원대 도박을 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내사에 착수했지만 본격적인 수사 단계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과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권 의원을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를 마친 뒤 권 의원에 대한 추가 소환 여부와 구속영장 청구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내란 방조 혐의' 한덕수, 구속기로…범죄혐의·증거인멸 쟁점

비상계엄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방조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구속 갈림길에 섰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한 전 총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앞서 내란특검팀은 지난 25일 한 전 총리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 허위 공문서 작성, 허위작성공문서행사, 공용서류 손상,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등 모두 6가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이 제시한 영장 청구 사유는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 재범의 위험성 등이다.

이에 법원이 한 전 총리의 범죄 혐의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관심이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대통령의 국가 및 헌법 수호 책무를 보좌하는 제1 국가기관이자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사전에 견제·통제할 수 있는 국무회의 부의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불법 비상계엄을 방조했다고 본다. 

또한, 지난해 12월 5일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비상계엄 후 절차적 하자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로 작성한 계엄선포 문건에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각각 서명한 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폐기하도록 요청한 혐의를 받는다.

변수는 한 전 총리가 특검 조사에서 일부 혐의를 인정한 부분이다.

그간 한 전 총리는 당시 국무회의에서 계엄 문건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특검팀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한 전 총리가 계엄 문건을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고, 이후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 선포문을 직접 받았다"고 진술하며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통상 법원의 증거인멸 우려 판단 기준이 혐의 인정 여부인 것을 감안하면 한 전 총리의 진술번복은 영장 발부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다만, 특검팀의 결정적 증거 제시에 진술을 번복한 것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범죄 중대성이 인정되는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한 전 총리에 대한 구속 심문 결과에 따라 남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최상목 전 부총리 등 국무위원 수사는 물론 비상계엄 당일 한 전 총리와 통화해 표결 방해 의혹이 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등에 대한 수사도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尹 부부, 건강 이유로 재판·수사 '불출석'

구속 상태인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는 최근 건강상 이유를 핑계로 재판과 특검 조사에 불응하고 있다.

오는 28일 서울고등법원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5차 공판을 진행한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불출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윤 전 대통령은 구속된 후 '건강 상 이유'로 재판은 물론 특검 조사에도 계속해서 불응하고 있다.

김건희씨도 이날 예정된 특검 조사에 '건강 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특검팀은 당초 이날 김씨를 4번째 소환 후 29일 구속 기소할 계획이었다. 일단 김씨의 요청에 따라 28일 출석을 다시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