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화장품, 유행일까 새로운 문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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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화장품, 유행일까 새로운 문화일까?

이뉴스투데이 2025-08-27 1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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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사진=프리픽]

[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비건 화장품’이 뷰티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일시적 유행에 그칠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비건 화장품은 동물실험을 배제하고 식물성 원료를 강조해 20·30세대의 지지를 얻고 있지만, 인증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과 ‘비건’이라는 슬로건만 내세운 기업들의 잘못된 마케팅 등 한계가 뚜렷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7일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실시한 ‘비건맞춤형화장품의 선택속성이 구매행동 의도에 미치는 영향’ 결과에 따르면 ‘윤리적·환경적 소비’와 ‘건강에 대한 관심’ 등이 비건 화장품 인기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주요 소비층이 20·30세대로 나타나면서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성향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비건 화장품에 대한 수요는 피부 자극이 적고 윤리·환경적 가치를 담았다는 점이 호감을 높임에 따라 재구매로 이어지고 있으며, 친환경 포장과 ESG 가치와 결합하면서 단순한 화장품 구매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적 소비로 확산되는 흐름으로 인해 이 같은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에게는 제품 사용이 곧 자기 가치관의 표현이자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가격 경쟁력도 과거와 달라졌다. 한때는 비건 화장품이 ‘비싸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국내 브랜드들이 합리적인 가격대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접근성이 높아졌다.

최근에는 올리브영 등 유통채널매장에서 1만원에서 2만원대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등 선택의 폭이 더욱 확장됐다는 평가다. 반면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는 여전히 고가를 유지하며 대조적인 양상을 보인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사진=아모레퍼시픽]

이상적인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기가 큰 만큼 반대급부의 구조적 한계도 분명하다.

국내 비건 인증기관의 난립으로 기준이 제각각인 탓에 제품 자체의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동물성 원료 사용 여부만 보거나 생산 과정 전반을 검증해야 한다는 등 기준이 서로 상이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소비자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또 일부 기관은 서류 심사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어 실효성 논란이 이는 등 각종 한계에 직면한 상태다.

이에 전문가들은 비건 화장품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증 제도의 신뢰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화장품 유통사 A사 관계자는 “비건 화장품의 인기는 분명하지만, 그 인기를 뒷받침할 만한 인증 절차는 미비한 게 사실”이라며 “국내 화장품 시장의 개발 현장이 의약품 공장 수준의 높은 수준을 요하기 때문에 비건 화장품 역시 그에 걸맞은 기준을 갖춰야 시장에서 더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종 한계에도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는 돋보인다. 지난해 5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발표한 글로벌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지난 2022년 159억달러에서 연평균 6.2% 성장해 오는 2032년 286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건의 개념이 비교적 도입된지 오래인 유럽과 북미 시장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아시아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종교·문화적 요인으로 비건 수요가 강한 인도 등 신흥 시장 역시 주요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윤리적·지속가능한 소비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비건 라인 확장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들은 비건 브랜드를 론칭하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윤리적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해 해외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중소 브랜드들은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전개하고 아마존·쇼피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수출을 확대하며 기회를 모색한다.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윤리적 커뮤니티’로서의 포지셔닝을 시도하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업계 전망은 엇갈린다. 비건 화장품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기본 선택지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는 반면 인증 신뢰성을 비롯해 단순히 비건을 내세우는 수준을 넘어 브랜드 자체의 신뢰와 지속가능한 이미지를 얼마나 구축하느냐가 장기 성패를 가를 예정이다.

결국 비건 화장품이 새로운 소비문화로 뿌리내릴지 혹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트렌드로 남을지는 업계의 대응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유행 아이템의 인기와 같이 비건 트렌드 역시 한순간의 유행처럼 비춰질 수도 있지만,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성 등의 가치를 감안하면 일시적 유행으로 보기엔 극명한 차이가 있다”며 “소비자들의 성숙한 소비 기조와 다양한 브랜드들의 밀도 높은 연구개발 노력이 병행된다면 더 나은 형태의 시장으로 발전·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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