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기간제 근로자 10만명 돌파…정규직보다 7배 빠르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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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기업 기간제 근로자 10만명 돌파…정규직보다 7배 빠르게 증가

폴리뉴스 2025-08-27 09:28:30 신고

500대 기업 기간제 근로자 고용현황 [사진=CEO스코어]
500대 기업 기간제 근로자 고용현황 [사진=CEO스코어]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고용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 최근 4년간 500대 기업에서 기간제 근로자 수가 정규직보다 7배가량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금융·조선업계를 중심으로 단기 계약직 인력이 대거 채용되면서 고용의 질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기업분석 전문기관 CEO스코어가 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분기(6월) 기준 고용정보를 공시한 334개사의 근로자 수는 2025년 6월 기준 총 132만4,49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기간제 근로자는 10만3,259명으로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6월 대비 2만1,095명(25.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근로자는 4만7,482명(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전체 근로자 중 기간제 근로자의 비중은 2021년 6월 6.4%에서 올해 6월 7.8%로 1.4%포인트 상승했다. 단순 수치 이상의 변화가 산업 전반의 고용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간제 근로자 비중이 가장 크게 늘어난 기업은 삼양식품이다. 2021년 6월 전체 직원 중 기간제 비율은 2.2%에 불과했으나 2025년 6월에는 25.6%로 무려 23.4%포인트나 증가했다.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한 제품군의 글로벌 인기로 생산 수요가 폭증하면서 단기 생산직 채용이 급증한 결과다.

실제로 삼양식품의 생산부문 정규직은 4년간 69명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기간제 근로자는 무려 600명 증가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한 셈이지만 장기적인 고용 안정성 면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도 비정규직 채용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한국씨티은행은 2021년 6월 5.2%였던 기간제 근로자 비율이 2025년 6월에는 28.3%로 증가했다. 무려 23.1%포인트나 상승한 셈이다. 이는 씨티은행이 지난 2021년 소비자금융 부문을 철수하면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이후 일부 인력을 단기계약직 형태로 재채용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우도 기간제 비중이 25.0%에서 46.2%로 상승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금융·증권업계는 성과 중심의 영업직군에서 고소득 계약직 채용이 일반화되어 있는 만큼 타 산업군에 비해 기간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조선·기계·설비 업종이 8.9%에서 14.9%로 6%포인트 증가하며 기간제 근로자 비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자동차·부품(5.1%→9.6%), 상사(3.3%→6.8%), 철강(3.8%→6.9%), 은행(4.1%→7.1%), 운송(4.6%→7.5%) 등도 비정규직 고용이 증가한 업종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주·생산량 변동이 심한 산업 구조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기업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기간제 근로자 비중이 오히려 줄어든 기업들도 있다. 농기계 제조사 대동은 2021년 6월 전체 직원 중 28.1%를 차지하던 기간제 근로자가 2025년 6월에는 10.2%로 크게 줄었다. 17.9%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이어 자이에스앤디(-17.1%포인트), HD현대케미칼(-16.6%포인트), 팬오션(-14.8%포인트) 등도 기간제 근로자 비중을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기업은 생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정규직 전환을 확대하거나, 고용 유지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 결과는 겉으로 보기엔 기업들의 고용 총량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증가의 중심에 '기간제 근로자'가 있다는 점에서 고용의 질적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계약직은 고용 불안정과 사회 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기업과 사회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기 수요 대응이나 비용 절감을 이유로 기간제 근로자 비중을 과도하게 늘릴 경우, 숙련도 저하와 조직 안정성 위협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고용 구조의 양극화가 심화될 경우, 젊은 세대의 노동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사회 전반의 신뢰도까지 저하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최근 산업 구조 변화와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이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흐름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면이 있다. 그러나 고용 유연화가 곧 고용 불안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부와 기업, 노동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 고용 유연성과 안정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 개선, 정규직 전환 확대, 산업 맞춤형 인력 재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는 CEO스코어가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2021년부터 2025년까지 6월 기준 공시자료를 제출한 334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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