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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국무회의 도중 한 기자가 스위프트의 약혼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켈시)는 아주 멋진 남자다. 나는 그녀(스위프트)도 아주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두 사람에게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평소 스위프트와 날 선 갈등을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예상 밖의 ‘덕담’에 현지 언론의 관심이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과거 행적과 비교할 때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다. 스위프트는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정적이었던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공개 지지하며 정치적 목소리를 냈다. 이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프트를 ‘반(反)트럼프 진영의 상징’으로 지목하며 비판을 이어왔다. 특히 스위프트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팬덤 ‘스위프티’(Swifty)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지지층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올해 초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프트를 공개적으로 겨냥했다. 스위프트가 켈시를 응원하기 위해 슈퍼볼 경기장을 찾았을 당시 일부 관중으로부터 야유를 받은 장면이 포착되자, 그는 이를 트루스소셜 계정에 공유하며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는 용서하지 않는다”라고 비꼬았다. 이처럼 ‘앙숙 관계’라 불릴 정도로 불편한 기류가 이어져온 만큼, 이번 약혼 축하 메시지는 전향적 변화로 해석된다.
스위프트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약혼 사실을 직접 발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정원을 배경으로 켈시의 청혼을 수락하는 순간, 서로 얼굴을 맞대거나 포옹하는 장면, 그리고 약혼반지를 착용한 모습이 담겨 있다. 스위프트는 글에서 자신을 ‘영어 선생님’, 켈시를 ‘체육 선생님’에 빗대며 “여러분의 영어 선생님과 체육 선생님이 결혼한다”고 적어 팬들에게 재치 있게 소식을 전했다. 해당 게시물은 불과 한 시간 만에 1100만 개가 넘는 ‘좋아요’를 기록하며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다.
AP통신은 이 소식을 “2년간 전 세계 수백만 명, 특히 스위프티라 불리는 열성 팬덤을 매료시킨 러브스토리의 동화 같은 결말”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 또한 켈시가 스위프트와의 교제를 통해 스포츠 스타에서 글로벌 아이콘 반열로 도약했다고 분석하며, 두 사람의 결합이 문화와 스포츠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을 주목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23년 켈시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스위프트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후 교제를 공식화한 뒤 스위프트가 NFL 경기에 등장해 켈시를 응원하고 켈시는 스위프트 콘서트 무대에 오르는 등 서로의 활동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며 대중적 화제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스위프트가 일본 공연 직후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가 슈퍼볼에서 켈시의 우승을 축하하며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전 세계에 전파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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