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각) 오후 방미 마지막 일정으로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했다.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는 1801년 미국 해군 조선소로 설립돼 1997년 민영조선소로 출범한 이후, 지난해 12월 한화그룹이 인수했다. 한국의 조선 기업이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 첫 번째 사례로 한미 조선 협력을 상징하는 장소다.
이 대통령의 이번 조선소 방문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이뤄진 것으로 한미 조선 협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핵심 역할을 한 만큼 방문 의미가 크다.
명명식에는 한국 김정관 산업부·조현 외교부 장관, 대통령실 위성락 안보·김용범 정책실장, 조시 샤피로 미국 펜실베니아 주지사, 토드 영 상원의원 등이 함께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한화 필리조선소'의 새로운 출항을 알릴 훈련함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의 명명식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대한민국의 조선업이 이제 미국의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조선업 부활에 기여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서게 된다. 동맹국의 대통령으로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화오션이 필리조선소에 투자한 이후, 수많은 미국 견습생이 이곳 필리조선소로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조선강국의 꿈이 필라델피아의 청년들 속에서 다시 자라나고 있다"며 "세계 제1의 저력과 역량을 마주한 필리조선소는 최첨단 선박 기술을 보여주는 미국 최고의 조선소로 거듭날 것이고, 미국 해안벨트 곳곳에서 조선업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한국의 조선소들은 미국 조선소에 투자하고,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현대화된 공정 기술이 미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과 대한민국 조선업이 더불어 도약하는 ‘윈윈’의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새로운 출항은 한미 양국이 단단한 우정으로 써 내려가는 또 하나의 희망과 도전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대한민국의 기업인과 노동자들이 허허벌판 위에 K-조선의 기적을 일궈낸 것처럼, 이제 한국과 미국이 힘을 모아 MASAG(마스가)의 기적을 현실로 빚어내자"며 "이곳 필리조선소를 통해 72년 역사의 한미 동맹은 안보 동맹, 경제 동맹, 기술 동맹이 합쳐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의 새 장을 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슴 벅찬 마음으로 우리의 새로운 미래를 기다리며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의 안전한 항해와 함께한 여러분 모두의 건강을 기원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축사 후, 미국 해양청이 발주한 국가안보다목적선(NSMV : National Security Multi-mission Vessel)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의 명명식이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는 '한화 필리조선소'로 새출발한 이후 처음으로 완성된 선박"이라며 "한화 필리조선소는 미국 해양청(MARAD)이 발주를 받아 척당 3억 달러의 가격으로 총 5척의 NSMV를 건조할 예정이며, 오늘 명명되는 선박은 그 5척 중 3호선"이라고 설명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Empire State)호는 2023년 9월 미국 최초 NSMV로 2023년 9월 첫 출항을 했고, 이어 2024년 9월 패트리어트 스테이트(Patriot State)호가 취역했다.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는 평시에는 해양대학교 사관생도들의 훈련용으로 활용되다가 비상시에는 재난 대응 및 구조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다목적선이다.
특히 한국의 조선·해양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인 DSEC이 설계와 기자재 조달부터 참여하는 등 한국의 기술과 공급망, 미국의 시설과 인력이 결합돼 공동으로 건조해 낸 한-미 간 조선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앞서 강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을 통해 "해당 선박은 한미 간 조선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인 만큼 마스가 프로젝트로 시작되는 한미동맹의 새로운 모습을 모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행사 의미를 밝힌 바 있다.
미국 해양청이 발주한 국가안보 다목적선 명명식에 참석 후, 이 대통령은 한화 필리조선소 현장을 시찰했다.
이 자리에서 한화그룹 관계자는 "필리조선소에 대한 추가 투자로 생산 능력을 현재의 연 1.5척에서 연 20척 내외로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LNG운반선 등 대형 첨단선박을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동석한 미 정부 인사들에게 "한국 기업의 투자가 원활히 진행되고 미국 내 사업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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